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야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윔블던 2연패에 성공했다.
신네르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6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를 3-1(6-7<7-9>, 7-6<7-2>, 6-3, 6-4)로 꺾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선수 최초로 윔블던 단식 정상에 올랐던 신네르는 올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프로 시대 윔블던 남자 단식 2연패를 달성한 역대 10번째 선수가 됐고, 개인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도 5회로 늘렸다. 우승 상금으로는 360만 파운드(약 72억5000만원)를 받았다.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손목 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신네르 역시 순탄하지 않은 과정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세 차례만 패했다. 이번 윔블던 전까지 열린 마스터스 대회 5개를 모두 제패할 정도로 압도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세 차례 패배 가운데 두 번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등 올해 처음 열린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나왔다. 시즌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 1년 전 윔블던까지 거슬러 올라갔던 이유다.
특히 지난 5월 프랑스오픈에서 당한 패배가 뼈아팠다. 당시 신네르는 파리의 무더위 속에서 컨디션 난조와 극심한 에너지 저하를 겪었다. 대회 2회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 3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5-1까지 앞섰지만, 랭킹 56위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아르헨티나)에게 2-3 역전패를 당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신네르가 조기에 짐을 싸면서 프랑스오픈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신네르가 좌절한 그 대회에서는 츠베레프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네르에게도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윔블던을 앞두고 잔디코트 전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모나코에서 하드코트 훈련을 포함한 고강도 훈련을 장시간 소화했다. 공식 잔디코트 경기를 한 번도 치르지 않은 채 윔블던에 나선 신네르는 1회전부터 위기를 맞았다.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와 풀세트 혈투를 벌였고, 경기 도중 발톱을 다쳐 피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첫 고비를 넘긴 신네르는 경기를 치를수록 본래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자신감까지 회복한 그는 준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완파한 데 이어 결승에서는 프랑스오픈 챔피언 츠베레프마저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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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는 우승 뒤 "이번 우승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파리에서 탈락한 뒤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에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서 최대한 경쟁력을 갖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가장 좋은 위치에 놓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모나코에서 정말 많은 날 동안 훈련했고, 훈련 시간도 매우 길었다"며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내 시간과 많은 것을 희생했다.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오늘은 정말 놀라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요일 아침에 잠에서 깨면 오늘이 정말 특별한 날이라는 사실 때문에 긴장감을 느낀다"며 "이런 무대에 몇 번이나 다시 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상대 츠베레프를 향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신네르는 "항상 두 명의 선수가 있어야 경기가 완성된다. 우리는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승리해서 정말 기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보여준 경기 수준에도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