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가 망친 한 선수 프로 데뷔전... 꿈에 그렸을 순간이 '악몽'이 됐다

이정효가 망친 한 선수 프로 데뷔전... 꿈에 그렸을 순간이 '악몽'이 됐다

김명석 기자
2026.07.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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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의 선택으로 인해 2006년생 골키퍼 이경준이 부산교통공사와의 코리아컵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경준은 필드 유니폼이 없어 박대원의 유니폼에 테이프를 붙여 입고 경기에 나섰으나 팀은 연장전 끝에 1-2로 패배했다. 이정효 감독이 교체 명단을 규정보다 적은 6명으로만 구성하면서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해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15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 부산교통공사(K3리그)전에서 연장 전반 박대원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교체 투입을 준비 중인 수원 삼성 2006년생 골키퍼 이경준.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이 없다 보니, 구단은 박대원 유니폼에 테이프를 붙여 등번호 33을 31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이경준의 프로 데뷔전이기도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중계화면 캡처
15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 부산교통공사(K3리그)전에서 연장 전반 박대원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교체 투입을 준비 중인 수원 삼성 2006년생 골키퍼 이경준.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이 없다 보니, 구단은 박대원 유니폼에 테이프를 붙여 등번호 33을 31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이경준의 프로 데뷔전이기도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중계화면 캡처

그야말로 최악의 데뷔전이었다. 포지션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신의 유니폼마저 입지 못했다. 팀의 패배와 탈락이라는 결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게 최악이었다. 꿈에 그렸을 순간이지만,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의 선택이, 단 한 번뿐인 한 선수의 데뷔 무대를 망쳤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15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2라운드), 세미프로팀인 부산교통공사(K3리그)와 프로축구 K리그2 수원의 경기였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전 초반, 이정효 감독은 이날 쥐가 나 더 이상 플레이가 어려운 김성주를 빼고 2006년생 이경준을 투입했다. 이경준에게는 지난 2024년 수원 합류 이후 드디어 찾아온 '프로 데뷔전'이었다.

문제는 김성주는 필드 플레이어, 이경준은 골키퍼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경준에게 주어진 역할은 최전방 공격수였다. 골키퍼다 보니 필드 유니폼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도 아닌 등번호 33번 박대원의 유니폼을 대신 입었다. 33을 31로 바꾸기 위해 흰색 테이프를 붙여 억지로 31로 만든 지저분한 흔적도 남았다. 자신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당당하게 그라운드에 나서는 데뷔전을 그렸을 이경준에게는 상상도 못했을 데뷔 순간이었다.

골키퍼로서 청소년대표팀으로까지 출전했던 그는 너무나도 낯선 유니폼과 역할로 연장전 30여분을 소화했다. 다만 최전방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존재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팀은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실점하고 1-2로 져 탈락했다. 결과마저 이경준에겐 최악의 데뷔전이 된 셈이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경준이 필드 플레이어로 나선 배경엔 이정효 감독의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수원 벤치엔 골키퍼 이경준과 필드 플레이어 5명만 앉았다. 대회 규정상 9명이 벤치에 앉을 수 있으나 수원은 단 6명뿐이었다. 양산 원정길에 동행한 선수단 자체가 선발 11명, 그리고 교체 선수 6명이 전부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선수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불과 나흘 전 K리그2 경기만 해도 수원은 벤치에 9명 모두 앉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5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모두 교체로 투입됐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들면서 1명 더 교체가 가능했는데, 김성주의 출전이 어려워진 가운데 남은 교체 카드는 '골키퍼 이경준'뿐이었다. 이경준이 불가피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배경이었다. 만약 이정효 감독이 대회 규정에 맞게 교체 명단만 꾸렸다면, 이경준의 프로 데뷔전은 조금 늦어졌을지언정 선수에게 상처로 남을 데뷔전이 되진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결국 이날 벤치에 6명만 앉도록 한 이정효 감독의 첫 구상이 스노볼이 돼, 2006년생 한 선수의 프로 데뷔전을 악몽으로 만든 셈이 됐다. 뿐만 아니다. 연장전에 들어갈 경우 6장까지 교체가 가능한 대회 규정이 있는데도 필드 플레이어를 5명만 벤치에 앉힌 것 자체가 대회나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선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직후 수원 팬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큰 것 역시 K3리그 팀에 져 탈락했다는 결과뿐만이 아니었다. 당장 이정효 감독의 이날 경기 준비 과정부터 팬들이 늘 바라는 '최선'보다는 방심이나 오만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월 수원 삼성 동계 훈련 중인 이경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1월 수원 삼성 동계 훈련 중인 이경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5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와의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 부산교통공사(K3리그)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이경준(오른쪽 두 번째) 등 수원 삼성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와의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 부산교통공사(K3리그)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이경준(오른쪽 두 번째) 등 수원 삼성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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