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후광 기자] 정우주(한화 이글스), 배찬승(삼성 라이온즈), 김영우(LG 트윈스)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졌던 두산 베어스의 2025년 신인드래프트가 2년 만에 초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4년 9월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6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두산은 1라운드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 최대어’ 박준순의 이름을 호명,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 허경민 이후 16년 만에 내야수 1라운더를 품었다. 1차지명까지 포함하면 2021년 1차지명 안재석 이후 5년 만이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당시 “오랜만에 1차 지명을 내야수로 했는데 박준순 선수가 올해 최고의 내야수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두산 내야에서 20년 간 한 축을 맡을 선수라고 판단했다. 5툴에 가까운 올해 최고의 내야수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수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온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야수를 선택한 팀은 두산과 SSG 랜더스(포수 이율예) 뿐이었다. 정현우, 김서준(이상 키움 히어로즈), 정우주, 배찬승, 김태현(롯데 자이언츠), 김태형(KIA 타이거즈), 김동현(KT 위즈), 김영우 등 아마추어를 평정한 투수들이 나란히 1라운드로 뽑히며 두산 루키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데뷔 첫해 활약상도 그랬다. 정우주, 배찬승, 김영우 등 파이어볼러들이 데뷔와 함께 필승조를 꿰차며 두각을 드러낸 반면 두산 신인들은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름을 알린 선수는 박준순, 최민석이 아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이승엽 전 감독의 신임을 얻은 3라운더 홍민규 정도였다. 박준순은 이천에서 수련의 시간을 보냈고, 최민석은 아예 인지도도 없었다. 때문에 1라운드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를 뽑은 두산의 선택에 자연스럽게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박준순은 지난해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올해 두산 타선을 이끄는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56경기 타율 3할3푼3리 11홈런 40타점 28득점 OPS .945 득점권타율 3할5푼7리 맹타에 힘입어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전반기 허벅지 부상이 아니었다면 규정 타석에 진입해 타격왕 경쟁을 펼칠 성적이다.
최민석의 반전 스토리도 눈에 띈다. 상위 지명에도 신인드래프트에 초대받지 못한 최민석은 집에서 이를 시청하다가 급하게 두산 구단의 연락을 받고 행사장에 도착해 박준순과 극적으로 기념사진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씩씩한 투구로 미래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는데 올해 17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2.19 엄청난 호투 속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도약했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1위, 퀄리티스타트(12회) 피안타율(.212) 2위, WHIP 5위(1.17), 이닝 6위(98⅔이닝)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최민석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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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된 홍민규의 경우 데뷔 첫해 20경기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9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KIA의 선택을 받았다. 작년 11월 KIA에서 두산으로 FA 이적한 박찬호의 보상선수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당시 “올 시즌 데뷔한 신인이지만, 지금까지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고, 우수한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선발 자원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두산도 홍민규 유출을 상당히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7라운드에서 뽑힌 대졸 우완투수 양재훈도 성공 지명 사례로 꼽힌다. 양재훈은 개성고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 미지명 아픔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동의과학대로 진학해 프로의 꿈을 이뤘다. 김원형호 마운드 플랜에 포함된 그는 이영하, 최민석, 최원준 등과 5선발 경쟁을 펼쳤으며, 승리조, 추격조 등 전천후 자원으로 변신해 베어스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다만 아쉽게도 지난달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이 결정되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
정우주, 배찬승, 김영우의 화려한 강속구에 가려졌던 두산의 2025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즉시전력감 투수들을 지나치고 야수를 선택했다는 의문도 따랐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박준순이 중심타자, 최민석이 에이스급 선발로 성장하며 두산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감히 예측을 하자면 향후 가장 오래 웃게 될 팀은 두산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