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다시 한 번 휴식기가 생겼다. 폭염으로 인해 5경기를 쉬어가게 됐다. 후반기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LG 트윈스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KBO는 6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최근 극심한 폭염에 따른 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 후 발표했다.
우선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5개 구장(서울 잠실, 수원, 대전, 대구,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5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일 SSG 랜더스전을 마지막으로 5경기를 쉬어가게 됐다. 오는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전까지 무려 엿새의 휴식이 주어졌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전반기를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밀린 2위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16경기에서 단 3승(12패 1무)에 그치고 있다. 승률은 0.200에 머물고 있다.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심각한 건 선발진의 집단 난조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은 7.45까지 치솟았다. 시즌 ERA 4.86과 거의 3점 가까운 차이다.

전반기 복덩이였던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가 4경기에서 0승 2패, ERA 10.26으로 부침을 겪고 있고 다승 공동 1위 임찬규도 3경기에서 1승 2패, ERA 9.64, 송승기도 3경기에서 0승 2패, ERA 7.15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해 LG의 우승을 이끌었던 앤더스 톨허스트 또한 3경기 1승 2패, ERA 6.88로 처졌다.
그나마 최근 승리를 거둔 임찬규와 3경기 조기 강판의 부진을 끝낸 송승기는 조금 나은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의 문제가 심각하다.
독자들의 PICK!
염경엽 LG 감독도 "선발이 최소한 5이닝 이상을 던져주고 불펜이 2,3이닝을 맡고 (손)주영이에게 넘겨줬을 때가 가장 승리 확률이 높다. 그렇게 이긴 경기가 80%"라며 "그런 운영이 되는 게 첫 번째다. 후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안 좋은 건 결국 선발이 못 버텼기 때문이다. 선발이 안정되는 게 첫 번째로 전반기 때도 선발이 3명 정도 빠져 있었지만 대처 선발이나 뭐 이런 것들로 5이닝을 버텨줬기 때문에 타이트한 경기에서 후반에 점수를 내고 이기는 게 가능했다. 우리가 다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선발이 가장 키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웰스에 대해선 "특별한 문제는 없다. 데이터적으로 rpm이나 구속이 떨어졌고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면 '피로도가 있어서 그렇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휴식을 줘야겠지만 데이터로는 크게 문제는 없는 상태"라며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읽혔다고 봐야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톨허스트는 조금 다른 문제다. "투수 코치가 얘기는 했을 것이다. 결국은 공격을 해야 이기는 것이지 안 맞으려고 코너로만 던지다가 카운트에 몰려서 가운데에 넣어서 맞고 하는 걸 반복되고 있다"며 "작년에도 가장 좋았을 때는 결국 빨리 빨리 치게끔 해서 90구, 100구가 됐을 때 7이닝 가깝게 막아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1년이 지나다보니 내가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안 맞으려고 던지다 보니까 보더라인만 보게 된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 정도의 제구력을 갖춘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은 더 힘든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더 심플하게 가야 한다. 결국 맞는 건 똑같은데 투구수라도 적어야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이다. 5이닝에 거의 100구를 던지고 있으니 카운트가 대부분 2볼에서 시작하면 결국 맞을 확률이 높지 않나. 생각을 좀 바꿔야 한다. 투수 코치와 이야기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우승 감독이고 수많은 경험을 한 염 감독에게도 시련의 순간이다. "야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변수가 너무 많다"며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도 안 되는 건 있다. 그래서 저는 경험을 다 해봤기 때문에 할 만큼 하는 선수들에게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 본인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지만 두 번째는 감독과 코치에게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도와서 좋게끔 만들어야 되는데 시즌이 100경기가 넘어섰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침체기에 맞은 엿새의 짧은 '여름 방학'은 LG엔 더 없이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선발 로테이션의 순서를 완전히 뒤바꿀 수도 있고 그동안 부족했던 훈련을 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승리보다 익숙해져버린 패배의 기운을 끊어갈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시간이다.
101경기를 치른 가운데 여전히 55승 45패 1무로 승률 0.550을 기록 중이다. 선두 KT 위즈와 승차는 6.5경기, 2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5경기 차, 4위 두산 베어스에는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당장 순위를 뒤바꾸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우선 4위와 격차를 벌리며 그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MLB)에서 112승을 거둔 백전노장으로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와 KBO 데뷔전에서 7이닝 동안 74구만 던져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SSG 랜더스도 페드로 아빌라의 합류와 함께 전반기 무너졌던 선발진을 후반기 180도 변신시켰다. LG도 카라스코가 중심을 잘 잡아준다면 부침을 겪던 투수들이 동반 상승세를 타며 다시 한 번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