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할 정도예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팀 포수 조형우(24)가 신인 김민준(20·이상 SSG 랜더스)의 커맨드에 혀를 내둘렀다.
조형우는 12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말 깜짝 놀랐다. 솔직히 1회, 2회, 3회 거듭하면서 '와, 얘(김민준)가 경기를 하면서 야구가 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진짜 처음 던질 때보다 확실히 좋아지는 것이 보여지는 게 정말 놀랍다"고 감탄했다.
12일 인천 롯데전에서 김민준은 선발 투수로 나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그와 함께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시즌 5승(2패)에 성공했다.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김민준은 한동희와 고승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처한 4회 1사 1, 2루 위기에서도 윤동희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벗어났다.
그러면서 KBO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지난달 23일 부산 롯데전부터 4경기 연속 QS로, 이는 데뷔 시즌 고졸 신인으로서는 KBO 역대 13번째 기록이다. 가장 최근에는 2006년 류현진(39·한화 이글스), 2020년 소형준(25·KT 위즈)이 해낸 바 있다.

공을 받는 포수도 날마다 새로워지고 발전하는 '일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전형을 보여주는 김민준이 놀랍다. 김민준이 어떠냐는 질문 하나에 본인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보다 더 목소리가 커졌다.
조형우는 "솔직히 (김)민준이와 들어가는 경기마다 조금씩 의심한다. 물론 그동안 계속 결과가 좋았지만, 아직 신인이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조금씩 의심하면서 경기에 들어간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런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내가 원하는 코스에 공을 정말 잘 던져준다. 미안할 정도다.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 전혀 움츠러드는 것이 없다. 오늘(12일)도 진짜 깜짝 놀랐다. 지난 경기도 잘했는데 오늘은 더 대단하고 놀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김민준은 최고 시속 148㎞ 직구(51구)와 포크(20구), 슬라이더(13구), 커브(8구) 등 총 92구를 던졌다. 평균 직구 구속은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시속 145㎞ 정도다.
독자들의 PICK!
평범한 수준의 직구에도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고교 시절부터 인정받던 스플리터와 페드로 아빌라(30)와 만나 급속도로 발전한 슬라이더 덕분이 컸다. 같은 날 스타뉴스와 만난 김민준은 "아빌라 선수가 슬라이더를 던질 때 손 감각보단 궤적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던지다 보니 구속이 확실히 늘었다. 오늘도 (시속) 138㎞까지 나왔는데 평소보다 10㎞(실제론 7㎞)는 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이미 대구고 시절부터 직구와 스플리터 두 개로 무패의 투수로 군림했던 초대형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 김민준은 3학년 기준 20경기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2.16, 78⅔이닝 104탈삼진으로 9이닝당 삼진 개수가 11.9개에 달하는 구위형 투수로 통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열린 '2025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대상을 받고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에 SSG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파트너 조형우는 다양해진 구종을 살리는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다. 구위형 투수인 아빌라와 비교를 통해 김민준의 장점을 설명했다.
조형우는 "아빌라의 경우 구위가 정말 좋다. 변화구 커맨드도 좋지만, 아빌라는 커맨드가 엄청나게 완벽한 유형이라기보다 좋은 코스 안에서 타자들이 쉽게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질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고 먼저 말했다.
이어 "(김)민준이는 타자들이 손도 못 댈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의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변화구와 직구 커맨드가 좋아서 본인이 가진 구위를 더 살리는 유형이다"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올해만큼은 김민준의 남은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민준은 초반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뒤 차츰 적응기를 거쳐 6월 평균자책점 5.54, 7월 3.65, 8월 2.25로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스레 시즌 성적도 10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3.81, 49⅔이닝 36탈삼진으로 좋아지면서 허인서(23·한화 이글스)에 견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조형우는 "(김)민준이는 변화구 제구가 정말 좋다. 브레이킹도 구위도 너무 좋아서 직구가 (느림에도) 산다. 직구도 몸쪽 제구가 정말 좋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 때와 볼을 던져야 할 때를 구분해서 던지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어린 나이에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동생에 고마움도 드러냈다. 조형우는 "그렇게 던져주니 포수 입장에서 리드하기에도 편하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도 있다. 또 대견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인 투수가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결과까지 내고 있다. 거의 에이스급 활약을 하고 있으니까 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