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라얀 셰르키(23, 맨체스터 시티)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전반전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생방송에서 방송으로 옮기기 어려운 거친 표현까지 사용했다. 곁에서 최우수선수상을 건네려던 엘링 홀란(26)은 셰르키의 솔직한 자기비판에 웃음을 터뜨렸다.
셰르키가 자신을 몰아붙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맨시티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영국 'BBC'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마법사이자 자유분방한 이단아인 셰르키에게 맨시티에서 자신의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라고 조명했다.
맨시티는 이날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6-2027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홀란과 셰르키가 나란히 두 골씩 넣으며 엔조 마레스카 감독 체제의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셰르키는 지난해 여름 올림피크 리옹을 떠나 3000만 파운드(약 560억 원)에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몸값에 비하면 저렴한 영입으로 평가됐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펼쳐 보이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 출전했으나 14경기는 교체 출전이었다.
마레스카 감독 부임 이후에도 치열한 공격진 경쟁에서 자신의 자리를 증명해야 했다. 셰르키는 본머스와 개막전에서 벤치로 출발했지만, 교체 투입된 뒤 경기 막판 나온 두 골을 모두 도왔다. 경기 종료 후에는 마레스카 감독과 격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셰르키는 크리스탈 팰리스전 선발 출전이라는 보상을 받았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근 상황은 순탄하지 않았다. 셰르키는 프랑스 대표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용됐다. 잉글랜드와 3·4위전에서 처음 선발로 나섰으나 프랑스가 전반을 0-4로 뒤진 뒤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디디에 데샹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영상까지 공개됐다.
셰르키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선수로 알려졌다. 마레스카 감독도 본머스전 이후 "셰르키는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것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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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마레스카 감독에게 불만은 없었다. 마레스카는 "셰르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다. 두 골뿐만 아니라 공이 없을 때 보여준 움직임까지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셰르키는 압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공을 소유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모두 완성도 높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마레스카는 "셰르키는 셰르키다. 우리는 그가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다. 그는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지금 셰르키가 보여주는 능력은 도움뿐만 아니라 득점으로도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레스카 감독은 셰르키의 수비 가담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BBC '매치 오브 더 데이'를 통해 "공이 없을 때 셰르키의 경기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누구나 그의 기술을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애덤 워튼을 담당해 완벽하게 통제했다"라고 설명했다.
워튼은 맨시티가 이적시장 마감 전 중원 보강을 위해 관찰해온 선수 중 한 명이다. 셰르키는 공격에서 멀티골을 터뜨렸을 뿐만 아니라 맨시티가 높게 평가하는 상대 미드필더까지 제어했다.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두 차례의 개인기였다. 맨시티가 1-0으로 앞선 후반 9분 셰르키는 페널티 박스 가장자리에서 필 포든의 패스를 받았다. 네 명의 수비수 사이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으로 딘 헨더슨을 뚫었다.
득점 이후에는 홈 관중석을 가만히 응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팰리스가 돈나룸마의 자책골로 추격하자 셰르키가 다시 나섰다. 후반 14분 약 20m 거리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제이미 레드냅은 셰르키의 활약을 극찬했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셰르키가 걸작을 그려낸 뒤 맨시티가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기 시작했다. 두 골 모두 중요한 순간에 나왔기 때문에 셰르키가 승부의 차이를 만든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레드냅은 "셰르키는 천재다. 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말 그대로 천재적이다. 첫 번째 골과 같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는 많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비교 대상으로 에당 아자르와 맨시티의 과거 스타 게오르기 킨클라제까지 꺼냈다. 레드냅은 "아자르가 그런 유형의 선수였다. 이전 세대 맨시티 팬들은 전화박스 안에서도 상대를 제칠 수 있었던 킨클라제를 기억할 것이다. 셰르키의 첫 골은 그와 매우 비슷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30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셰르키는 완벽한 특가 영입이다. 그는 맨시티에 새로운 차원과 'X팩터'를 제공한다. 다른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해낸다"라고 강조했다.
레드냅은 셰르키의 자신감 넘치는 세리머니에서 에릭 칸토나까지 떠올렸다. 그는 "칸토나와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다. 셰르키처럼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선수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맡겨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자유분방한 셰르키와 많은 것을 요구하는 마레스카 감독 사이에는 앞으로도 굴곡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셰르키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맨시티의 수많은 공격 자원 뒤로 밀려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난 뒤 맨시티가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일단 힘을 잃었다. 마레스카 감독이 과르디올라가 남긴 토대 위에서 새로운 팀을 만들기 시작한 가운데 셰르키가 그 중심으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