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의원에 보낸 '답변 서한' 공개…
"일본, 미국 국채 최대 해외 보유국"
"강제 청산 시 美 차입비용 높일 수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엔/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이례적으로 일본과 함께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금리 상승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일본 통화의 급격한 변동성→국제 금융시장 불안정→금리 상승→ 미국 가계와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전날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에 보낸 서한을 통해 엔화 매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말 엔화 가치 급락을 막고자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다. 미국이 엔화를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고, 핵심 무역 상대국이자 조약 동맹국"이라며 "엔화 시장의 무질서한 움직임은 투자 포지션의 강제 청산을 촉발해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미국 가계와 기업의 금리를 높일 수 있다"고 적었다. 이는 엔화 가치가 급변할 경우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강제 청산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미 국채 매도가 늘면,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과 기업의 차입 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베선트 장관은 엔화 매수에 별도의 재정이나 대출이 동원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재무부는 환율안정기금(ESF)의 외화자산을 엔화로 교환했다. 의회의 신규 예산 배정은 없었다"며 "일본에 그 어떤 신용도 제공하지 않았다. 일본 재무부에 갚아야 할 것이 없다. 따라서 일본이 존재하지도 않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달 엔화 매수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시장 개입이 미 연방법 제5302조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법 제5302조에 따르면 미 재무장관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질서 있는 환율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외환거래를 할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의 서한 공개는 그가 SNS(소셜미디어) X를 통해 워런 의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워런 의원은 앞서 베선트 장관에게 미 재무부가 엔화 매수 과정에서 ESF를 사용한 법적 근거와 납세자가 부담할 수 있는 위험, 투입 금액 등의 공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었다.

베선트 장관은 워런 의원의 서한을 "아는 척만 하는 편지로, 그가 은행 업무만큼이나 외환시장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재무부의 엔화 매수에 대해)보다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워런 의원과 그의 보좌진은 국제금융론 초급 과정을 수강할 것을 권한다"고 비판했다. 또 "원한다면 내가 직접 '초보자를 위한 외환시장' 강의해 줄 수도 있다"며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다음 편지에서는 워런 의원이 통화 매입과 스와프 또는 대출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 개입에도 엔저 현상은 여전하다. 미·일 공동 시장 개입 당일인 7월30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3~164엔대에서 157엔까지 떨어지며 엔화 강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개입 하루 만에 환율은 다시 뛰며 엔저 현상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29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4% 오른 달러당 160.09~160.11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