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캡틴' 노시환(26·한화 이글스)이다. 3년 전 경험한 아시안게임의 영광을 이젠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자 기꺼이 주장 완장을 찼다. '해피 바이러스'를 갖춘 노시환이지만 후배들에게 진지하고도 무거운 메시지를 건넸다.
노시환은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야구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3년 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노시환은 이후 꾸준히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하며 대표팀 단골손님이 됐다.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4년차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에서 이번엔 리더로서 후배들을 이끈다.
주장이 된 노시환은 "야수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아서 주장을 맡기실 수도 있다고 조금은 예상을 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 맡겨주셔서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며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주장은 한 번도 안 해봤다. 분위기 메이커는 많이 했지만 주장하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 대표팀에서 해보니까 재미있고 좋다"고 말했다.
활달한 성격으로 잘 알려진 노시환은 "원래 활기차고 재미있는 분위기에서 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제가 주장이 됐다고 무겁게 하기보다는 밝게 다 같이 친구 같은 분위기로 했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그게 원팀이 되는 데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즐기는 것이 태극마크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다는 건 결코 아니다. 노시환은 주장으로서 선수들과 만난 첫 자리에서 확고한 메시지를 전했다. "대표팀을 자주 나오는 선수들도 있지만 처음 오는 선수들도 많다. 대표팀이라고 해서 즐기거나 경험을 쌓으러 왔다는 생각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전투적으로 했으면 좋겠고 한 팀이 돼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팀이 되자는 메시지를 돌려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상대했지만 이번 대회는 성격 자체가 많이 다르다. 대표팀 구성도 확실한 차이가 있다.
독자들의 PICK!
노시환도 "확실히 나이 차가 많이 안 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더 밝은 분위기인 것 같다. 후배들이 워낙 어려서 저와도 나이 차가 얼마 안 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더 밝고 재미있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며 "그래서 더 기대가 되고 어린 친구들이 한 번 불붙어서 분위기를 타면 정말 막기 힘들다. 그래서 1차전부터 이겨서 분위기를 잘 끌고 가면 대한민국 대표팀을 꺾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어쩌면 자신과의 싸움이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지난 항저우에 이어 대회 5연패에 도전한다.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금메달만을 생각하고 있는 대회. 어깨가 무거울 수 있다.

그럼에도 노시환은 "부담감은 없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고 팀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터치할 게 없더라"며 "다 알아서 잘하고 있어서 부담감은 없고 부담감보다는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전했다.
선택지는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노시환은 "부담감이 아닌 책임감, '무조건 이겨야 돼'라는 마음가짐을 선수들도 새기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경기를 하면 어떤 팀이든 어려운 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오를 단단히 해서 무조건 이기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좋지만 방심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3년 전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0-4로 패한 뒤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나섰다. 일본과 중국을 연파하고 힘겹게 결승에 올라 다시 만난 대만을 상대로 단 2득점에 그치며 고전했지만 투수진의 무실점 릴레이 호투로 금메달을 수확할 수 있었다.
노시환도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쉽지 않다. 약한 팀이라는 건 없다. 항상 국제대회에 나가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약한 팀이고 강한 팀이고 상관없이 모든 팀과 경기할 때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며 "1차전부터 강팀을 만나는데 아무래도 확실하게 이겨야 그 분위기를 타서 슈퍼라운드까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1차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