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제외? 결국 박진만 배려였네! "오죽하면 건너서 했을까, 원래 사심없이 이야기했는데..."

최형우 제외? 결국 박진만 배려였네! "오죽하면 건너서 했을까, 원래 사심없이 이야기했는데..."

잠실=박수진 기자
2026.09.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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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은 16일 두산 베어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주전 타자 최형우를 전격 제외했다. 박 감독은 최형우가 전날 경기 삼진 이후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형우의 빈자리에는 전날 롯데전에서 활약한 신예 이창용이 지명타자로 파격 기용됐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14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삼성라이온즈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에 득점한 최형우를 맞이하고  있다. 2026.04.14.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삼성 박진만 감독이 14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삼성라이온즈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폭투에 득점한 최형우를 맞이하고 있다. 2026.04.14.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최형우(왼쪽)과 박진만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왼쪽)과 박진만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번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 타선에서 든든하게 지명 타자로 나서주던 '해결사' 최형우(43)의 이름이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전격 제외됐다. 문책성도, 단순한 로테이션도 아니었다. 베테랑 타자의 복잡한 속내를 먼저 읽어낸 사령탑 박진만(50) 감독의 깊은 배려였다.

삼성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김성윤(우익수)-박승규(중견수)-구자욱(좌익수)-디아즈(1루수)-이창용(지명타자)-전병우(3루수)-류지혁(2루수)-강민호(포수)-심재훈(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선발 등판한다.

가장 시선을 끈 대목은 단연 4번 타자 최형우의 제외였다. 최형우는 전날(15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이날 잠실 원정 경기 라인업에는 최형우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4번 타자 자리에는 르윈 디아즈가 한 계단 전진 배치됐고, 지명타자 자리에는 전날 쐐기 2타점을 올렸던 신예 이창용이 5번 타자로 파격 기용됐다.

16일 경기를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의 제외 배경에 대해 취재진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체력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전날 마지막 타석 8회말 삼진으로 인한 선수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령탑의 결정이라고 했다.

관련 질문에 나오자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가 조금 힘들어하더라. 타자라면 누구나 타격 사이클이 있지 않나"라며 운을 뗀 뒤 "어제 마지막 중요한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것 때문에 스스로 마음이 많이 무거웠던 모양이다. 그것 때문에 멘탈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감독은 평소 절친한 최형우와의 소통 방식을 언급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최)형우는 원래 사심 없이 나한테 직접 와서 '이렇다 저렇다' 의견도 내고 건의할 건 편하게 이야기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오늘은 나한테 직접 오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건너서 전달하더라"고 전했다.

사령탑에게 직접 찾아오지 못할 만큼 자책과 마음고생이 컸다는 것을 박 감독은 단번에 간파했다. 박 감독은 "오죽하면 직접 못 오고 건너서 얘기했을까 싶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지금 심리적으로나 멘털적으로 많이 지쳐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베테랑 타자를 향한 따뜻한 신뢰와 배려를 드러냈다.

최형우가 비운 자리에는 전날 영웅으로 떠오른 이창용이 들어간다. 이창용은 15일 롯데전 8회말 2사 1, 2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 이진하를 상대로 쐐기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7-3 승리를 견인했다. 박 감독은 이창용에 대해 "어제 경기 중요한 상황에서 귀중한 타점을 올렸고, 요즘 타석에서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 대타로 나가서 결과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강점이 있는 만큼 라인업에 넣었다. 본인이 잡은 기회를 계속해서 잘 살려갔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담 증세를 털어내고 전날 복귀한 주장 구자욱 역시 3번 좌익수로 이틀 연속 선발 출전해 타선을 이끈다. 박 감독은 구자욱의 몸 상태에 대해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팀의 고참이자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나가고 있다. 어제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요한 안타를 쳐줬듯이 우리 팀 라인업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핵심 선수"라고 칭찬했다.

사령탑의 세심한 배려 속에 하루 숨고르기에 들어간 최형우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나선 신예 이창용. 파격적인 라인업 재편을 단행한 삼성이 잠실 원정길에서 두산을 상대로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 경기 5회초 1사 2,3루에서 2타점 안타로 출루하며 자축하고 있다.  2026.09.0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 경기 5회초 1사 2,3루에서 2타점 안타로 출루하며 자축하고 있다. 2026.09.0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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