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개최 비용은 당초 예상의 3배 이상으로 불어났지만, 정작 선수들이 머물 공간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일부 선수는 숙소를 배정받지 못해 바닥에서 잠을 청했고,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누수까지 발생한 비좁은 컨테이너 숙소를 받았다.
개막을 하루 앞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심각한 숙박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7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포함한 대회 개최 비용이 총 3700억 엔(약 3조 2717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예상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조직위원회는 건축비 상승을 이유로 선수와 임원 1만 5000명을 수용할 아파트형 선수촌 건설을 취소했다. 대신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앞세워 기존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를 숙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비용은 줄지 않았고 선수들의 숙박 환경만 악화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과 주짓수, 사이클 등 일부 종목 선수들은 3인 1실 컨테이너 숙소를 배정받았다. 신장이 2m를 넘는 농구 선수들이 침대에서 다리를 제대로 뻗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좁고, 객실과 식당에서는 누수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 농구대표팀 변준형은 숙소 화장실에서 물이 새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며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대한농구협회 정재용 부회장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역대 최악"이라며 "키가 2m가 넘는 선수들이 침대에서 다리를 뻗을 수도 없다. 너무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크루즈선에서도 선수 수에 비해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일부 선수들은 아예 숙소를 배정받지 못했다.
인도 '뉴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선수들은 숙소가 배정되기를 기다리며 음식도 없이 발이 묶였다. 일부는 수요일 밤늦게 겨우 숙소를 구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방을 함께 써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격 선수들은 원래 묵기로 했던 숙소가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가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나고야에 도착한 선수들은 휴식을 원했지만 음식과 편의시설조차 없는 크루즈선에 발이 묶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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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인도 선수단에만 그치지 않았다. 매체는 인도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한국, 태국 선수들도 숙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고 전했다. 임시 숙소조차 구하지 못한 일부 선수는 결국 바닥에서 잠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호텔을 찾기도 쉽지 않다. 대회 개막일인 19일부터 일본의 연휴인 '실버위크'가 시작돼 나고야 일대의 빈 객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쳤다. 항구 인근 임시 숙소에 머물던 선수와 관계자 약 400명이 긴급 대피했고 일부 경기장에서도 누수 피해가 확인됐다.
조직위는 예상하지 못한 추가 요구로 약 600억 엔(약 5305억 원),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약 550억 엔(약 4863억 원)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대회 운영 인력마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선수단은 별도의 숙박 시설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히가시스포웹'에 따르면 팀 재팬의 미즈토리 히사시 부단장은 "숙박 배정에서 상당히 빠듯한 부분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율이 어려운 경우에는 팀 재팬이 완충 역할을 위해 확보해 둔 숙박 시설을 대체 장소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살펴보고 있다. 선수단과 하나하나 상의하며 해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숙소를 받지 못해 바닥에 눕는 상황에서 일본은 자국 선수단을 위한 대체 숙소를 미리 확보해 둔 셈이다.
선수촌 건설을 포기하면서 내세웠던 명분은 비용 절감과 친환경이었다. 그러나 개최 비용은 예상보다 3배 넘게 증가했고, 선수들은 컨테이너 누수와 비좁은 침대, 부족한 화장실과 숙소 미배정 문제까지 떠안았다.
대회에만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잠자리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도 하기 전에 ‘역대 최악의 숙소를 제공한 대회’라는 오명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