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손찬익 기자] 가뜩이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혜성에게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LA 다저스가 마이너리그 정상급 외야 유망주 찰스 다발란에게 2루수 전향을 시험한다. 당장의 경쟁자는 아니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다발란이 1~2년 뒤 김혜성의 출전 시간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의 정상급 외야 유망주가 애리조나 폴리그에서 새로운 포지션으로 이동한다”며 다발란의 2루수 도전 소식을 전했다.
다발란은 프로 입단 후 줄곧 외야수로 뛰었다. 마이너리그 데뷔 이후 수비에 나선 100경기 이상을 모두 외야에서 소화했다. 좌익수로 50경기, 중견수로 60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변화가 찾아왔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다발란은 애리조나 폴리그에서 글렌데일 데저트 독스 소속으로 뛰면서 2루수로 나설 예정이다.
다저스의 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의미심장한 선택이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는 외야 유망주가 넘쳐나는 반면 빅리그 2루에는 확실한 장기 주전이 자리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첫 152경기에서 다저스가 선발 2루수로 내보낸 선수만 5명이다. 산티아고 에스피날은 이미 구단을 떠났고, 37세 미겔 로하스는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토미 에드먼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라 다저스 역시 한 포지션에 고정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 알렉스 프리랜드와 김혜성이 있다. 이 매체는 두 선수를 “좋은 수비수지만 타격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목에서 다발란의 존재가 눈에 띈다. 수비 포지션은 새롭게 배워야 하지만 공격력만큼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확실하게 증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41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은 다발란은 올 시즌 상위 싱글A 그레이트레이크스에서 타율 0.292, 출루율 0.402, 장타율 0.535를 기록했다. 홈런은 무려 24개를 터뜨렸다. OPS는 0.937에 달한다.
다저스는 최근 다발란을 더블A 털사로 승격시켰다. 다발란은 승격 이후 열린 털사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며 방망이의 힘을 보여줬다.
평가도 높다. 다발란은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전체 유망주 랭킹에서 86위에 올라 있다. 특히 타격 능력이 60점으로 평가될 만큼 방망이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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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내부의 2루 유망주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포지션 변경은 더욱 관심을 끈다.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다저스 유망주 톱30 가운데 2루수로 분류된 선수는 13위 켈런 린지, 19위 로건 와그너, 23위 니코 페레스뿐이다. 이들 세 명 역시 2루수 외에 다른 포지션이 함께 표기돼 있다.
이 매체는 다발란의 2루 전향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단숨에 야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미들 인필더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성에게는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전망도 나왔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다발란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리고 다저스 프런트가 이번 오프시즌 2루수 포지션을 어떻게 정리하는지에 따라 1~2년 뒤 김혜성과 프리랜드의 출전 시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당장 김혜성과 다발란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다발란은 이제 막 더블A에 올라왔고, 2루수로서의 가능성 역시 애리조나 폴리그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시험받는다. 2루 전향이 일시적인 실험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다저스가 전체 TOP 100에 포함된 타격 유망주에게 2루수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부여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SI가 향후 경쟁 대상으로 김혜성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흥미롭게도 다저스에는 다발란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 성공한 선수가 있다. 무키 베츠다. 베츠는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시절 2루수였지만 당시 빅리그에 더스틴 페드로이아라는 확고한 주전이 버티고 있어 외야수로 이동했다.
다발란은 반대다. 외야에서 시작해 2루로 향한다. 향후 다저스의 외야 사정이 달라진다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만, 2루에서도 자신의 공격력을 유지하며 자리를 잡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혜성으로서는 현재의 경쟁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다저스가 미래까지 내다보며 새로운 2루 옵션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아직 1~2년 뒤의 이야기지만, 가뜩이나 치열한 김혜성의 생존 경쟁에 또 하나의 만만치 않은 변수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