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경기력을 원하시겠지만, 이제부터는 결과를 내야 합니다."
이민성 23세 이하(U23)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힘줘 말했다. 22일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를 2연승으로 통과한 직후다. 앞서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카타르를 4-1로 완파한 뒤 일찌감치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던 이민성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완파하고 '조 1위' 통과까지 확정했다.
사우디를 경기력에서 압도하진 못했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전반 첫 슈팅이 중반에야 나오고, 결국 전반까지는 0-0으로 맞섰을 정도. 상대가 21세 이하(U21) 선수들로 꾸려진 두 살 어린 팀이라는 점에서 0의 균형은 다소 답답했다. 그러나 이민성호는 후반 헤더로 2골을 잇따라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출범 이후 비판 여론이 이어졌지만, 어쨌든 조별리그 2연승이라는 결과를 챙기며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제부터는 '단판 토너먼트'다. 한 경기라도 패배하면 그대로 짐을 싸야 한다. 한국축구 입장에선 목표가 오직 금메달을 따내려면 앞으로 8강과 4강, 결승까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물론 이상적인 건 경기력에서 상대를 압도하면서 결과까지 따내는 것이다. 다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다면 현실적인 선택은 단연 '결과'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제는 실전인 만큼, 무게중심이 모험과 내용보다는 안정과 결과에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민성 감독도 대놓고 경기력보다는 결과를 먼저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은 경험했을 때 체력적인 부분이 제일 큰 변수라고 생각한다. 8강부터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이제는 안정적으로 가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원하시겠지만, 이제부터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명확하게 플레이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선수단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이자 주장인 이기혁(강원FC)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아쉬웠던 전반전 경기력에 관해 "아시안게임이라는 무대는 솔직히 과정보다는, 결과만 낼 수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기혁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조급해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반에 경기력이 안 좋았을 수도 있지만 후반에 득점을 만들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평소에 조급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게 크게 한몫을 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성호는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강전에서 베트남과 격돌한다.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은 6승 4무로 한국이 무패다. 다만 가장 마지막 경기였던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위 결정전 당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져 4위에 머물렀다. 승부차기 패배는 공식 기록이 무승부다. 이민성호 입장에선 이번 아시안게임 4강 진출과 동시에 당시 승부차기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대신 당시 베트남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상식 감독은 이번 대회는 지휘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