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의 복서 자리에 오르고도 성별 논란을 말끔하게 털어내지 못한 대만 복서 린위팅(31)이 체급을 올려 나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다.
린위팅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니시오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0㎏급 결승에서 양청위(중국)를 심판 전원일치 5-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 체급에서 적수를 찾기 힘든 복서다. 2022 항저우 대회 여자 57㎏급에서 우승했던 린위팅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 체급을 올려 출전했지만 역시나 린위팅을 저지할 선수는 없었다.
중성적인 외모와 함께 압도적 성적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향한 성별 논란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근거 없는 음모론은 아니다. 2023년 3월 국제복싱협회(IBA)는 세계선수권에서 린위팅과 함께 이만 칼리프(알제리)를 실격 처리했는데 두 선수가 성별 자격 검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024년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IBA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복싱 주관 자격을 박탈당했고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까지 인정하지 않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특히 린위팅은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아왔고 여권상 성별도 여성으로 기재돼 있다는 게 IOC의 판단 이유였다. 그리고 린위팅과 칼리프 또한 각각 57㎏급, 66㎏급에서 보란 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려했으나 자신을 향한 의심 어린 시선에 맞서기 위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체급까지 올린 뒤에도 압도적 기량으로 정상에 섰다.

대만 매체 나우뉴스는 "린위팅은 이번 대회 기간 동안 해외 언론의 집중적인 질문 공세에 시달렸지만 그의 답변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며 "그는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모든 것을 증명한 것이며 더 이상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진정으로 경기에 참여하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긴 리치의 강점을 살려 양청위를 압도했고 정상의 자리에 섰다. 아시안게임 2연패. 이번 금메달에 대해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며 과거를 돌아본 그는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집으로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더 이상 어떤 희망도 품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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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붙잡아 준 건 정쯔창 코치였다. 린위팅은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어주신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체급을 올려 나선 이유에 대해선 "죽는 게 두렵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57㎏급에서 이미 탄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제 자신에게 색다른 도전을 하게끔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