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에는 모든 공격을 책임지는 절대적인 에이스가 없다. 그런데 상대팀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점이 더 골치 아프다. 누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삼성은 2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91-71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개막 후 7전 전승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개막 7연승이다.
이제 시선은 KBL 역사로 향한다. 삼성은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까지 잡으면 개막 8연승을 기록한다.
이는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스가 작성한 KBL 역대 개막 최다 8연승 기록과 타이다.
한 경기만 더 승리하면 삼성도 KBL 역사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린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라고 믿기 어려운 변화다.
삼성의 무서움은 단순히 연승 숫자에만 있지 않다. 내용도 좋았기 때문이었다. 상대 핵심 빅맨 게이지 프림이 부상으로 못 뛰었다고 해도 삼성은 현대모비스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를 27-21로 앞선 뒤 2쿼터에도 리드를 유지하며 전반을 44-39로 마쳤다.
승부는 3쿼터에서 크게 기울었다. 삼성은 3쿼터에만 27점을 몰아치는 동안 현대모비스의 득점을 15점으로 묶었다. 71-54까지 점수 차를 벌렸고, 4쿼터에도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20점 차 대승을 완성했다.
올 시즌 삼성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매 경기 상대가 경계해야 할 선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전만 봐도 그랬다. 케렘 칸터가 27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고, 크리스 맥컬러는 21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외국선수 두 명이 48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이관희가 1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저스틴 구탕 역시 11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보탰다. 한호빈도 9점 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특정 선수 한 명에게 공격이 몰리지 않았다.
앞선 부산 KCC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칸터가 30점을 몰아넣었지만 혼자 만든 승리가 아니었다. 이관희가 17점, 이규태와 맥컬러가 나란히 15점, 구탕이 10점을 기록하며 무려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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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전에서도 5명의 선수가 10점 이상을 기록했고, 고양 소노전 역시 여러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지난 9일 안양 정관장전에서는 '2년차' 이규태가 팀 내 최다인 18점을 몰아쳤다. 당시 베테랑 가드 한호빈도 11점을 넣었다. 칸터는 11점, 구탕은 9점, 맥컬러는 6점이었다. 외국인선수들보다 국내선수들의 득점이 더 많았다.
확실한 한 명이 공격을 독식한 경기는 지난 15일 창원 LG전 정도였다. 당시 칸터가 무려 42점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대부분 경기에서는 다른 모습이었다. 누군가 막히면 다른 선수가 나섰고,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자연스럽게 공격의 중심이 됐다.
이번 시즌 삼성을 설명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김상식 삼성 감독은 시즌 초부터 특정 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농구보다 팀 플레이를 강조하며 선수들의 역할을 분배했다. 선수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반드시 한 선수가 30점을 넣어야만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칸터를 집중 견제하면 다른 공격 옵션이 살아난다. 이관희를 막아도 맥컬러와 구탕이 있고, 한호빈과 이규태 역시 언제든 득점에 가담할 수 있다. 상대 입장에서는 수비 전략을 짜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삼성에는 뚜렷한 '한 명의 에이스'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보면 에이스가 너무 많다. 그 힘은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은 개막 후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삼성의 개막 7연승이 더욱 무서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