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폭락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년만에 처음으로 미 경제의 기록적인 장기 성장의 걸림돌로 급격한 경기둔화를 지목,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긴축적 금리정책에 대한 변화를 시사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중반까지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FRB의 긍정적 발표이후 오히려 약세로 반전, 3대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당장의 금리인하는 불가능하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의 확산 때문이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오후 2시 15분 FRB의 발표 후 기술주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며 전일보다 112.81포인트(4.30%) 급락한 2,511.71포인트를 기록했다. 6일 연속 하락한 나스닥지수는 이제 2,500선 마저 위협받게 됐다.
다우존스지수도 오전장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몰려드는 매도세로 전장보다 61.05포인트(0.57%) 하락한 1만584.3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보다 17.17포인트(1.30%) 하락한 1,305.5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5월 이후 지속된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나친 경기둔화를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명시적으로 지적,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FOMC는 발표문을 통해 “소비자 신뢰의 붕괴, 기업실적의 악화, 금융시장의 불안 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정도로 급속하게 경기둔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인플레 압력에 대한 부담감이 현격하게 감소했다“고 분석하면서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15일 FOMC 회의이후 대부분의 경기지표들이 미 경기의 뚜렷한 둔화세를 보여줬다. 실업률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신규 노동수요는 감소세였고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모두 하락해 인플레압력이 상당부분 해소된 모습이었다. FRB는 지난 2월 2일 FOMC 회의 이후 경제에 최대의 위험 요소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었다.
또한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날 미 상무부의 발표도 이를 뒷받침했다. 10월중 미 무역수지가 전문가의 예상과 일치하는 330억달러를 기록, 전월보다 6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전세계적인 소비수요의 둔화로 수출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소비수요의 위축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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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유니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오어는 “연준이 한달만에 금리정책 대한 입장을 180도 선회, 이제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일만이 남았다”고 전하면서 “FRB가 금리인하의 시기에 대한 확신을 갖고있지 못하다”고 평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 경기둔화의 위험과 인플레이션 압력간의 균형 정도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다면서 FRB의 통화정책 변화가 시장의 연말 랠리를 이끌 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FRB 발표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당장의 금리인하는 불가능하고 주가에 이미 금리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의 대표적 수혜주로 불리며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금융주는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모건 스텐리 딘 위터는 실적악화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장 들어 매도세가 증가하며 약세로 반전하며 0.36% 떨어졌다. 어메리컨 익스프레스와 JP 모건도 각각 3.19%와 1.46% 하락하며 전일의 급등세를 마감했다.
반면 골드만 삭스는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웃도는 4/4분기 실적호전을 예상, 4.00%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그리고 시티그룹(1.77%)만이 다우종목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기록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금리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강세로 출발했으나 현금리 수준의 유지로 인한 연말 랠리의 기대에 대한 상실감으로 기술주 전반이 약세로 반전했다. 컴퓨터, 텔레콤, 바이오테크 등의 빅3를 포함해 인터넷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CS 퍼스트 보스턴의 부정적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다 약세로 돌아섰다. CS 퍼스트 보스턴은 아시아지역에서의 수요감소와 내년 상반기까지 불투명한 반도체시장의 상황을 이유로 반도체주에 대한 매수시기를 연기할 것을 당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90% 하락했다.
광섬유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에나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광섬유 교환장비를 제공하는 사이래스 시스템즈를 26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24% 폭락했다.
다우존스지수의 하락은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에서 촉발됐다. 미 제2의 지역 통신업체인 SBC 커뮤니케이션즈는 4/4분기 예상실적을 하향조정하고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밑도는 2001년 주당수익 성장률을 발표, 12.66%의 폭락세를 보였다.
SBC의 CEO인 에드워드 휘테커는 경기의 둔화, 장거리 서비스 공급의 지연, 어메리텍에서의 서비스 문제, 초고속 인터넷 시험 서비스의 부진 등을 실적악화의 이유로 들었다. SBC의 영향으로 동종의 지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 벨사우스 등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실적악화 경고로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규모 비용절감 계획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지속하며 6.27% 폭락했다. MS는 이로써 지난 사흘간 20% 가까이 주가가 폭락했다.
이 밖에도 CS퍼스트 보스턴과 도이치방크가 연말 매출부진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한 소매유통업종이 하방압력을 받으며 월마트(5.07%)와 홈데포(3.40%)는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인터내셔널 페이퍼(4.46%), 필립모리스(4.24%), 알코아(3.68%), 코카콜라(3.42%)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고, 머크(2.45%), 유나이트드 테크놀로지(1.27%), AT&T(1.23%) 등도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의 낙폭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