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폭락,21개월래 최저

[뉴욕마감]나스닥 폭락,21개월래 최저

김종호 특파원
2000.12.21 06:54

[뉴욕마감]

[편집자주] - 시스코, IBM,HP 등급하향으로 기술주 급락 - 실적 악화 우려 작용, B2B 등도 "몰락" - S&P 500도 연중 최저 경신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가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시스코 시스템스를 비롯한 간판급 기술주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잇따르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의 상실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됐다.

나스닥지수는 기술주에 대한 실적악화 우려로 장중 약세를 보이며 7일 연속 하락하는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수는 전일보다 178.94포인트(7.12%) 폭락한 2,332.77포인트 기록, 21개월래 최저치에 다다르며 2,300선을 위협했다.

다우존스지수는 대형기술주를 포함해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기록하며 급락세로 출발 앿세를 지속, 전장보다 265.44포인트(2.51%) 하락한 1만318.93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40.86포인트(3.13%) 급락한 1,264.74포인트로 마감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일 금리인하를 시사한 연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인하가 물건너 갔다는 실망감으로 급락세를 보였던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경기의 “경착륙”에 대한 부담과 그로 인한 실적악화 우려로 간판급 기술주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줄지어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칭은 나스닥과 거래소시장의 대표적 기술주인 시스코와 IBM, 휴렛페커드 등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을 단행했다.

칭은 시스코의 자본지출에 대한 지속적 우려와 경기후퇴에 따른 기업들의 IT 지출감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스코의 중기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비중확대"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전일 장마감후 시스코의 예상실적 발표에서 향후 주력사업인 차세대 스위칭 솔루션에 대한 자본지출의 악영향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된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시스코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메릴린치는 IT 지출의 급감과 향후 매출부진과 수익악화 가능성을 이유로 IBM의 중기투자등급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됐다. 또한 같은 다우종목인 휴렛팩커드의 중기투자등급도 하향조정했다. 경기부진에 따른 IT산업 환경악화와 유닉스 수요감소가 주된 이유였다.

이 영향으로 시스코과 IBM은 각각 12.57%와 3.47% 하락하며 나스닥과 다우지수의 급락세를 이끌었다. 3.79% 떨어진 휴렛팩커드는 52주 최저치를 갱신하며 4/4분기 들어 끝없는 하락을 계속했다.

인터넷주의 선도주자인 야후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은 이날도 계속됐다. USB 파이퍼 제프리와 CICB는 기대를 밑도는 e커머스의 성장률, 인터넷 광고시장의 둔화, 그리고 매출 및 수익전망의 악화 등을 들어 야후의 투자등급을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했다.

야후는 소폭(0.22%)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인터넷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아멕스 인터넷 지수와 골드만 삭스 인터넷지수, 메릴린치의 B2B 종목 등이 모두 10% 이상 급락했다. 커머스 원도 토마스 와이슬 파드너스에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당하며 폭락세를 보였다.

네트워크 관련주도 예외일 순 없었다.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파운드리 네트웤스는 전일 장마감후 통신관련 기반시설에 대한 자본투자 패턴의 변화로 4/4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발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메릴린치, 도이치방크, 알렉스브라운, SG 코웬 등이 줄지어 파운드리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전일 연준의 발표가 급격한 경기둔화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을 확인, 기술주에 대한 매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같은 기간에 불붙었던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와는 정반대로 당분간 회복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 금리인하 기대감 상실로 인해 실적전망에 집중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술주에 대한 연이은 투자등급 하향조정 발표로 급격한 경기둔화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는 함수관계를 꼽았다.

기술주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이라는 융단폭격을 맞은 나스닥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컴퓨터, 텔레콤, 바이오테크, 인터넷, 반도체 등의 기술주가 급락세를 보였고, 시스코를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델 컴퓨터, JDS 유니페이스, 퀄컴, 오라클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한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일보다 6.47% 하락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루이 박스는 “나스닥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이 21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며 “오늘처럼 거래량의 폭주를 동반한 폭락장세 이후 수개월간 약세가 지속되는 일련의 과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장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의 약세도 기술주가 이끌었다. 7.53% 폭락한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인텔(4.58%), 휴렛팩커드(3.79%), IBM(3.47%) 등의 대형기술주들이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구경제주와 신경제주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알코어, 어메리컨 익스프레스, AT&T, 월트 디즈니, SBC 커뮤니케이션즈 등이 6% 내외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이날 오전 4/4분기 실적이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 4.22% 하락했다.

한편 뉴욕증시에서는 금일 폭주한 거래량과 맞물려 월가주변의 머니마켓펀드의 규모가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대낙폭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주가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장마감까지 지속된 급락세가 과대낙폭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음을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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