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하 기대감, 블루칩 랠리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매물가지수 발표에 촉발되어 현재의 경기부진으로 연준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되면서 블루칩 중심으로 랠리를 보였다. 그러나 기술주는 골드만 삭스의 소프트웨어주 예상수익 하향조정 등에 영향을 받으며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주에 발목을 잡혀 이날도 상승의 나래를 펴지 못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의 구경제주의 주가상승이 펀더멘털 변화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주가하락을 반영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물론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이날의 블루칩 랠리를 가져왔지만 이날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어떠한 뉴스거리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장 최근의 부진한 모습을 씻어내지 못하고 투자자들이 극도의 비관적인 투자행태를 보이면서 이날 연 6일째 하락했다. 오전장 지수가 폭락하며 먹그림자를 드리웠으나 이후 서서히 회복되며 3시경에는 전날 수준에 도달했으나 이후 약간 떨어지며 6.85포인트(0.35%) 하락한 1,956.47로 이날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는 소매물가지수 발표와 동시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지수가 치솟았다. 장 후반 조정국면을 거친 뒤 전날 대비 117.69포인트(1.14%) 상승한 10,416.25로 마감됐다.
알코아, 캐터필라, 듀퐁, 존슨 앤 존슨, 프록터 앤 갬블, SBC 커뮤니케이션이 블루칩 상승을 선도했으나 맥도날드, 필립 모리스, 씨티그룹, 어메리컨 익스프레스는 이날 부진했다.
S&P500지수는 6.73포인트(0.57%) 오른 1,190.16을, 러셀2000지수는 1.35포인트(0.28%) 오른 475.52를 기록하며 이날을 마쳤다.
거래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을 되찾지 못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3억주가 거래되는 데 그쳤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19:12 비율로 더 많았으나 나스닥에서는 19:16 비율로 주가가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인터넷 2.73%, 멀티미디어 1.06%, 소프트웨어 2.29%, 텔레콤 0.69%, 네트워킹 0.89%과 금 1.39% 부문의 지수가 하락했다. 그러나 반도체는 1.22% 상승했으며 항공 0.96%, 바이오테크 0.61%, 화학 1.64%, 제약 1.39%, 제지 1.10%, 의료서비스 1.12%, 석유 1.15%, 교통 0.91%, 증권보험 0.46% 부문이 이날의 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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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상위종목으로는 전날 마감벨과 동시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노텔 네트워크 -2.78%가 1위를 차지했으며 EMC -2.60%, 루슨트 테크놀로지 +0.46%, 제너럴 일렉트릭 +1.50%, 노키아 -2.96%,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1.17%, AOL 타임 워너 -1.36%, 파이자 +0.91%, 스프린트 -1.03%의 거래도 활발했다.
나스닥에서는 오라클을 비롯하여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썬 마이크로시스템, 씨벨 시스템, BEA 시스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 퀄콤, 주니퍼 네트워크, 팜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월드콤, 시스코 시스템, 인텔, 델 컴퓨터, 이뮤넥스, KLA 텐코, 램버스의 주가는 올랐다.
이날의 랠리는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대한 극도의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최근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는 주가를 어느 정도 떠받쳐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날의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SG 코웬의 켄 쉐인버그는 주가상승을 가져올 만한 어떤 이유도 찾기 힘들다고 하면서 이날의 주가 상승이 주중 마지막 거래일의 기술적 반등임을 확인했다. 그는 기업수익이 여전히 부진하고 경기는 더욱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여기에 달러마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7월의 소매물가지수는 최근 8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의 0.4% 하락에 이어 7월에도 이 보다 더 큰 폭인 0.9% 물가가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인플레이션은 현 경제의 문제거리가 되지 못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것인데, 월가는 실물수요 측면에서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료 활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중한 분석가들은 음식료와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핵심물가지수가 0.2% 오른 것에 눈여겨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혀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오전장의 부진을 초래하기도 했다. 즉 그들은 2주 후에 있을 연준의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골드만 삭스의 릭 숴런드는 오라클과 씨벨 시스템의 예상수익을 하향 조정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각각 7.1%, 3.2% 하락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주의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하면서 자본지출의 부진이 다음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역시 소프트웨어업체인 BEA 시스템도 주가가 8.8% 하락했는데 CS 퍼스트 보스톤이 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49달러에서 29달러로 대폭 낮춰 잡았기 때문이었다. 소프트웨어 지수는 이날 2.3%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소폭 올랐다. 메릴 린치의 애널리스트인 렌리 블라짓이 새로 시판될 윈도우 XP 운영시스템이 단기간 MS의 수익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코멘트를 했지만 주가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윈도우 XP가 윈도우 2000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제품이 아니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바이오테크 부문의 스템 셀 연구와 직간접 관련이 되는 업체의 주가가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이날 떨어졌다. 부쉬 대통령이 현존하는 스템 셀 연구에만 연방자금을 제한적으로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템셀과 애스트롬 바이오싸이언스의 주가가 각각 16%, 23% 폭락했다.
칩부문은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1.2% 끌어 올리며 선전했다. 램버스의 주가는 12.5%나 상승했는데 독일의 인피니온이 제소한 기술모방관련 판결에서 연방법원이 이유없다고 램버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었다. 인텔, KLA 텐코, LSI로직 모두 주가가 0.7%, 4%, 4.3% 올랐으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메릴 린치의 조 오샤가 앞으로의 영업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코멘트하면서 주가가 2% 올랐다.
이제 월가는 서서히 두 주 후로 다가온 연준의 정례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준은 금년 들어 여섯 차례에 걸쳐 모두 2.75%포인트 연방기금금리를 낮춰 금리는 현재 7년래 최저치인 3.75%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GDP 성장률은 1/4분기 1.3%에 이어 2/4분기에는 오히려 0.7%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연준은 내심 일련의 금리인하 조치가 경기부양을 가져오지 못한 채 향후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