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1900선 붕괴..3.3%↓

[뉴욕마감]나스닥 1900선 붕괴..3.3%↓

손욱 특파원
2001.08.18 06:25

[뉴욕마감]델, 포드, 갭 경고 - 지수 폭락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900 밑으로 떨어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컴퓨터, 자동차, 의류업 등 각 업종의 비교적 수익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던 간판기업들의 실적부진 경고에 큰 타격을 받았다. 전날 오후장의 급등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다시 큰 폭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나스닥은 3.3% 하락하며 1900선마저도 무너졌으며, 다우도 1.5%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20여개에 달하는 각 업종의 선도기업들이 3/4분기 또는 하반기 수익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지난주 이후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증시에 결정타를 먹이고 말았다. 특히 다음주 화요일인 21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려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인 데도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잃고 있는지, 기업수익과 거시지표상의 개선이 증시회복에 얼마나 중요한 선결조건인지를 실감케 해주는 대목이다. 이날 나스닥의 1900선이 붕괴되면서 월가에서는 지난 4월초 전지수가 바닥을 쳤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부터 시작된 팔자 주문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마감때까지 이어지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나스닥은 전일보다 63.30포인트(3.28%) 하락한 1867.02를 기록했다. 이는 4월 10일 1852.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이번 주에만 4.6% 떨어졌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의 부진이 마감때까지 이어지면서 낙폭이 장중 내내 확대됐다. 전날보다 151.74포인트(1.46%) 하락한 1만 240.78로 이날을 마쳤다. 인텔, 제너럴 모터스, 마이크로소프트, 월트 디즈니, 씨티 그룹의 낙폭이 컸으며, 전체 30개 종목중 알코아 듀퐁 프록터 앤 갬블 맥도날드 필립 모리스 등 다섯 개 만이 소폭 상승했을 뿐이었다.

S&P500지수는 19.69포인트(1.67%) 하락한 1161.97을, 러셀2000지수는 6.00포인트(1.25%) 하락한 475.68을 기록했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주간으로 각각 1.7%, 2.4% 하락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적은 수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3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하며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1, 24;12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금 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지수가 하락했다. 하드웨어(3.45%) 부문은 델의 수익발표에 직격탄을 맞았으며 반도체 4.72%, 인터넷 2.83%, 멀티미디어 4.02%, 소프트웨어 3.17%, 텔레콤 2.91%, 네트워킹 2.83%, 항공 2.24%, 은행 1.41%, 바이오테크 2.64%, 소매 1.60%, 교통 1.62%, 증권보험 2.68% 부문도 큰 폭 하락하고 말았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글로벌 크로싱 -5.32%, 루슨트 테크놀로지 +0.32%, 갭 -8.27%, 노키아 -7.53%, 제너럴 일렉트릭 -1.95%, EMC -0.60%, 씨티그룹 -2.57%, 포드 -7.58%, 싸이언티픽 애틀랜타 -14.99%가 상위를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인텔 -6.93%, 델 -9.28%, 시스코 시스템 -4.98%, 썬 마이크로시스템 -4.62%, 마이크로소프트 -4.24%, 오라클 -3.85%, 씨에나 -3.85%, JDS 유니페이스 -5.26%, 메트로미디어 파이버 네트워크 +12.12% 등의 거래가 활발했다.

델 컴퓨터가 이번에는 뉴욕증시에 효자노릇을 하지 못했다. 전날 마감벨과 함께 발표된 3/4분기 수익전망 내용이 투자자를 크게 실망시켰다. 판매수익이 5% 감소하고 이에 따라 주당 순익도 당초의 예상 17센트에 2센트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델 컴퓨터의 주가는 이날 9.4% 떨어졌으며 골드만 삭스 하드웨어지수도 3.5%나 하락했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의 한 전략가는 컴퓨터주 중에서 델 만큼 기본 여건과 수익전망이 좋은 회사는 없다고 하면서 델의 주가는 다시 상승국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델 컴퓨터의 수익발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IBM, 애플 컴퓨터, 게이트웨이 등 다른 컴퓨터주들의 부진을 초래했다. 전날 장후반의 랠리를 주도했던 칩 부문에도 파급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 폭락하는 주역이 됐다.

포드자동차의 소식은 자동차주들의 부진을 가져왔다. 포드는 4000~5000명의 감원을 위해 9억 달러의 특별비용이 발생, 주당 순익에 당초 예상 1.20달러에 턱없이 못 미치는 70센트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신용평가기관은 포드의 자동차 및 신용사업부문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포드는 7.6% 폭락했으며 다우의 제너럴 모터스(GM)도 4.9% 하락했다.

의류업계의 갭도 주가가 8.3% 하락했다. 월가의 예상대로 주당 12센트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음 분기 순익은 21센트로 월가의 예상보다 5센트나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반면 휴렛팩커드(-0.33%)는 증시에 희소식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날의 대세를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월가는 4센트의 주당순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이 회사는 11센트까지도 가능하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금년중에는 수익규모가 정상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하면서 재고관리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주들도 이날 크게 부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독점 위반소송건에 대한 뉴스때문이었다. MS 회사분리 결정이 철회된 후 하급법원에 보내도록 되어 있는 다른 반독점 위반 해결책을 강구 명령을 연기해 달라는 MS의 요청을 항소법원이 거절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MS가 4.2% 하락한 것을 비롯,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소프트웨어지수는 3.2% 하락했다.

싸이언티픽 애틀랜타는 주가가 15.0%나 폭락했다. 현재의 불확실한 영업환경이 앞으로의 수익전망조차 불가능하게 할 정도라며 당초의 수익전망을 무시해도 좋다고 투자자에게 설명한 것이 화근이 됐다.

한편 개별 주식과 주가지수에 대한 옵션 만기일이 겹치면서 이날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이날 미시간대학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월의 92.4에 비해 소폭 오른 93.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심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6월중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94억 달러로 당초 예상과 크게 빗나가지 않았으나 수출은 2%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2/4분기 GDP가 당초 발표된 잠정치보다 더욱 낮아지게 될 것임이 확실해지면서 이날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음주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금년 들어 일곱 번 째로 금리수준은 1994년 이래 최저치인 3.5%가 되는 셈이다. 대개는 금리인하를 앞두고 주가는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인하가 경기회복과 기업비용절감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년 들어서 단행된 여섯 차례 금리인하의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기업수익은 더욱 악화되고 단기금리는 떨어져도 장기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감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경기부양의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을 투자자들은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의 금리인하가 또 다른 공포탄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이번 주의 주가 폭락이 이러한 투자자의 생각을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