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시스코" 랠리, 증시 폭발
24일(현지시간) 시스코 시스템즈의 희망적인 수익전망이 한 여름 더위와 함께 무기력에 빠졌던 뉴욕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한 회사의 판매수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에 랠리를 보일 만큼 지금 뉴욕증시는 희소식에 목말라하며 강세장(bull market)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하루였다.
이날 시스코의 수익전망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와 기업수익 회복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희망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기술주에서 시작된 열기는 경기변동주로 확산됐으며, 오전중의 상승폭을 마감때까지 고스란이 지켜내 불마켓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일중 주가 움직임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11시 조금 넘어 이미 1,900포인트를 회복했다. 상승기세가 약간 둔화되기는 했으나 마감때까지 꾸준히 낙폭을 넓히며 전날보다 73.83포인트(4.01%) 오른 1,916.8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개장과 함께 매수세가 압도하면서 11시까지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감때까지 상승폭을 잘 지켜내 194.02포인트(1.90%) 오른 10,423.17로 마감됐다. 오랜만에 마이크로소프트, IBM, 인텔, 휴렛패커드 등 기술주가 다우지수의 상승을 선도했으며 홈 디포, 알코아, 보잉, 씨티그룹도 주가가 큰 폭 올랐다. 그러나 맥도날드, 코카콜라, 존슨 앤 존슨은 이날 유일하게 주가가 하락했다.
S&P500지수는 22.84포인트(1.97%) 상승한 1,184.93을, 러셀2000지수는 7.40포인트(1.56%) 상승한 480.82를 기록하며 이날을 마쳤다.
거래량은 평소수준을 되찾으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5억주가 거래됐으며 주가가 오른 종목수가 내린 종목수를 압도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1, 22:13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네트워킹 6.01%, 반도체 6.16%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6.11%, 하드웨어 6.28%, 인터넷 5.34%, 텔레콤 4.21%, 멀티미디어 6.14% 등 기술주 전체가 모두 4%대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이오테크 3.48%, 항공 3.23%, 화학 2.49%, 소매 2.72%, 증권보험 3.58% 부문도 큰 폭 상승했다. 그러나 은행, 금 부문은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수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활발했던 상위 종목으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4.81%, 노텔 네트워크 +5.86%, 케이마트 -6.75%, EMC +9.24%, 퀘스트 +8.11%, 제너럴 일렉트릭 +2.14%, 워싱톤 뮤투얼 -7.35%, 씨티그룹 +2.78%, JP 모건 체이스 +0.15%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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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8.89%, 썬 마이크로시스템 +8.32%, 인텔 +5.10%, 오라클 +8.28%,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9.32%, 마이크로소프트 +4.96%, JDS 유니페이스 +9.12%, 델 +5.91%,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써킷 +11.50%의 거래가 활발했다.
최근 부진한 증시 주변에 막대한 여유자금이 맴돌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짙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매수시기가 점차 지연되면서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오랜만에 증시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의 랠리가 다음 주에도 계속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불마켓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경기의 기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단기간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바로 축포를 쏘아 대며 춤을 추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월가의 기술전략가인 리차드 딕슨의 표현이다.
전날 마감후 네트워킹 주의 선도격인 시스코 시스템은 영업구조 재편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익기반이 안정되어 가는 신호가 포착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이면서 기술주를 포함한 증시 전체의 랠리를 이끌어냈다.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존 챔버스는 지난 달 초 주문실적이 종전 발표한 판매수익목표 범위내에 들어 왔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8.9% 주가가 올랐으며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6.0%나 폭등했다.
웰스 파고는 시스코를 포함해 파운드리, 레드백, 시카모어 등 네트워크주들의 투자등급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모두 9-14% 폭등했다.
메릴린치의 마이클 칭은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이번의 구조조정계획에도 불구 시스코의 수익전망을 높여 잡지 않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스코가 다른 기술주에 비해 일단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수익이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시스코가 판매수익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소식은 놀라운 것이 못 된다고 하면서 네트워킹 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상당한 신빙성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최신 버전인 윈도우 XP를 PC업체에 배달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축하라도 하듯 5.0% 주가가 올랐다. 일반 소매업체에는 오는 10월 25일부터 시판된다. 오라클, 시벨 시스템, BEA 시스템 등 다른 소프트웨어주도 7-10% 주가가 올랐다.
골드만 삭스는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써킷과 퀄콤의 최고경영자와 만난 후 이 회사들의 성장기반이 탄탄하고 영업전망도 상당히 밝다고 하면서 통신칩주의 선전을 측면 지원했다. 브로드콤, 비테세 세마이컨덕터, 트랜 스위치를 포함하여 이들 통신칩주는 3-11% 주가가 올랐다.
반도체주도 이날 크게 올랐는데 필립스 일렉트로닉스의 CEO가 반도체 경기는 지금 안정화 추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고 한 베를린에서의 컨퍼런스 발표내용에 크게 힘입었다.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브로드콤 등 주요 칩주의 주가가 올랐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6.2% 올랐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나스닥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며 주가도 4.8%나 올랐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이 루슨트가 목표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추진중에 있는 비용절감계획을 더욱 급속도로 진행할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기 때문이다.
한편 노벨 시스템은 지난 분기 순익을 월가의 예상을 달성했지만 다음 분기는 수익이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하면서 주가가 6.3% 하락했다. ADC텔레콤은 월가의 예상보다 적은 순손실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4.6% 올랐다. 라이넉스 컴퓨터 운영시스템 제조업체인 VA 라이넉스 시스템은 판매수익이 68% 하락하면서 지난 분기 순손실액이 월가의 예상보다 크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10% 하락했다.
전날 일련의 수익경고로 큰 타격을 받았던 소매주들은 이날 선전했다. 콜즈는 골드만 삭스의 투자등급 상향 조정에 힘입어 주가가 3.5% 올랐으며, 윌리엄스 소노마는 지난 분기 수익이 목표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음 분기는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오히려 주가는 10% 이상 폭등했다.
이날 발표된 7월중 주택판매실적은 예상보다 내용이 좋았으나 내구재주문실적은 월가의 예상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택 판매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95만건으로 4.5% 큰 폭 오른 것으로 나타나 주택경기의 활황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지난 해에 비해서도 연간 전체로 7.5%나 주택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연간 전체로도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소식은 홈디포, 쓰리엠의 주가 상승을 도왔으며 가정용품 소매업체인 윌리엄즈 소노마의 수익경고음도 삼켜 버리며 주가를 올리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증시가 바닥을 통과한 후 회복국면에 있을 때 관찰되는 현상중의 하나가 기업의 수익경고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매수확대로 그 회사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다. 이날 이 전형적인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금년 들어 일곱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로 주택구입시 관행화되어 있는 담보대출(모기지론) 금리가 크게 내려간 데다, 증시에 재미를 못 본 투자자들이 일부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주택시장 열기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구재주문실적은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월가에서 예상했던 터라 이날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방위산업을 제외하면 1%, 교통부문까지도 제외하면 1.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투자지출이 여전히 저조함을 시사했다. 특히 컴퓨터와 전자제품 주문실적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통신장비주문은 무려 18.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술주 부문별로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