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길잃은 투심, 전지수 약보합세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예상했던 대로 지난주 금요일의 랠리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시스코 시스템의 긍정적인 수익전망에 촉발된 뉴욕증시는 하루의 백일몽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증시를 이끌어갈 만 한 이렇다 할 재료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일중으로도 주가는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떠돌았다. 마감 직전 30분간 전지수가 갑작스레 급락하며 전지수가 마이너스 권역에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장 마이너스 권역에서 움직이는 부진을 보였으나 오후 들어 전날 수준을 넘어가는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마감 직전 30분간 급락한 탓에 전날보다 4.38포인트(0.23%) 하락한 1,912.42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그야말로 상승과 하락을 반시간마다 반복하는 예측 불허의 하루였다. 오전에는 마이너스 권역에서 오후에는 플러스 권역을 넘나들던 다우지수는 마감직전 매도세가 갑작스레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40.82포인트(0.39%) 하락한 10,382.35로 이날을 마쳤다. 제너럴 모터스, 엑손 모빌, 홈 디포, 머크가 지수의 발목을 잡았으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 페이퍼 등은 소폭 상승했다.
한편 대형주가 집중돼 있는 S&P500지수는 5.71포인트(0.48%) 하락한 1,179.22로,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88포인트(0.39%) 하락한 478.93으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여름장과 월요일 특유의 한산한 거래가 복합되며 평소보다 크게 부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억주, 나스닥에서 12억주가 거래됐으며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더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17:14, 20:16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1.39%, 항공 1.38%, 소매 1.14%, 제약 0.69%, 금 1.96%, 교통 1.51% 부문의 하락폭이 컸으며 기술주중에서는 하드웨어 0.67%, 인터넷 1.12%, 텔레콤 0.52% 부문이 부진했다. 그러나 반도체 1.93% 부문은 크게 선전했으며 네트워킹 0.32%, 유틸리티 0.76% 부문도 지수가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 상위종목으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4.42%, 글로벌 크로싱 -5.18%, 워싱톤 뮤츄얼 -4.50%, 제너럴 일렉트릭 +0.43%, 노텔 네트워크 -0.28%, 타이완 쎄마이컨덕터 +2.00%, EMC +1.69%, 퀘스트 -2.56%, 노키아 -4.04%, 씨티그룹 -0.5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4.70%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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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1.32%,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12.15%, 썬 마이크로시스템 -3.14%, 인텔 +0.24%, 앳 홈 코포레이션 -22.00%, 오라클 -1.71%, 마이크로소프트 +0.42%, JDS 유니페이스 +0.13%, 델 -0.30%의 거래가 활발했다.
이날을 유난히 감원관련 소식이 많았다. JP 모간 체이스(+0.4%)가 보너스 지급을 중단하고 인력을 감원하는 등 본격적인 비용절감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이 월가에 전해졌다. 감원규모는 약 6000명 정도로 15 내지 20%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도됐는데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농기계 제조로 유명한 디어 앤 코는 사업부문의 하나인 홈라이트를 매각하는 등 건설 제지 사업부문을 재편하고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증대에 치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업에 총 1억 50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하면서 500명에 가까운 인력감원도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도 전체 인원의 10%에 달하는 약 2만명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JP 모간 체이스의 감원관련 뉴스에 이어 금융주의 부진을 촉발한 소식이 계속 이어졌다. 골드만 삭스는 다른 인베스트먼트 뱅크의 수익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리먼 브러더스, 모간 스탠리, 찰스 슈왑 모두 주가가 1~2%대 하락했다.
기업수익이 금리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기지(담보대출)융자 은행은 이제 일련의 금리인하 조치가 종결되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벌써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워싱턴 뮤츄얼(-4.5%)은 현재의 주가수준이 금리인하로 발생한 추가수익규모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최근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금리인하가 종결됐다면 결국은 현재의 금리수준은 언젠가는 올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기지 수요가 감소될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술주는 지난 금요일 시스코 시스템의 수익전망에 촉발된 4% 랠리가 적절한 것이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날 주가를 플러스 권역으로 올려 놓는 데 실패했다.
마이크로소프트(+0.4%)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시장에 치중한 나머지 일본에서의 엑스박스라는 게임 머신 시판이 2개월 이상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11월 예정대로 시중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나 일본에서는 내년 2월말이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는데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메모리칩 설계업체인 램버스는 주가가 30% 올랐다. 인텔 디벨로퍼 포럼에서 신개발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센틸리엄 커뮤니케이션은 3/4분기 수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30% 이상 폭등했다. 이 회사는 디지털 회선 장비에 쓰이는 통합써킷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현재의 주가수준이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나 기업수익 전망이 주가 하락폭 이상으로 하향 조정된 기업의 경우에는 주가수준이 더욱 고평가되어 앞으로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번 주에도 일부 기업들이 수익을 발표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이끌어 갈 만한 굵직한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콤버스 테크놀로지, 스포츠 오쏘리티, H&R 블록, 테크 데이터, 퓨마 테크놀로지 등의 수익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오랜만에 중요한 거시지표가 대거 몰려있는 주간을 맞게 된다. 다음날, 컨퍼런스 보드 그리고 금요일, 미시간대학의 8월중 소비지신뢰지수가 발표되고 수요일, 2/4분기 GDP 증가율 잠정치가 발표된다. 7월중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은 목요일에, 7월중 공장주문실적, 8월중 구매관리자협회의 제조업지수는 금요일에 발표될 예정으로 있다.
이 중 GDP 증가율 잠정치는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은 GDP가 0.1% 증가한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이 감소된 것으로 발표되지나 않을까 하는 비관론자도 적지 않다. 이것이 현실로 드러나면 GDP 감소는 지난 1993년 1/4분기 이래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추정치는 0.7% 국내총생산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출입, 기업재고, 건설투자 등을 계산할 때는 추정치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 부문의 실제치가 추정치와 큰 차이가 날 경우 전체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주택매매실적이 발표됐는데 지난 주 발표된 신규주택 판매실적과는 대조적으로 7월중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택 매매는 4.9%나 신장한 데 반해 기존 주택의 매매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주택시장이 주거목적보다는 투자목적의 매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미국에서 주택가치는 신축후 2~3년 지나 내부 가구나 치장이 완결된 후 최고가치에 달하는 것이 보편화된 생각이다.
이제 지리한 여름도 끝나간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 이래 다우존스지수는 5.5%, S&P500지수는 7.7% 하락했으며 나스닥은 이보다 더 큰 폭인 15.5% 하락했다. 이번 여름 투자자들은 손해 보는 투자를 한 셈이다. 그러나 옵션시장을 통해 본 투자자들의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인내심을 갖고 앞으로 있을 본격적인 랠리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