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기술주 급락,다우는 사흘째↑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루슨트, 노키아, 월드콤 등 간판 기술주 기업들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나스닥의 3월 랠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블루칩주는 IBM이 선전하면서 지수방어에 성공하며 연 이틀째 나스닥 하락, 다우 상승의 패턴이 지속됐다. 네트워킹, 텔레콤, 반도체, 인터넷주는 3-6%대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이미 1,900선이 무너졌으며, 장중 내내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렇다할 재료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소폭 회복에 그쳤다. 전날보다 32.40포인트(1.68%) 하락한 1,897.09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직후 부진했으나 장중 내내 회복되며 오후 들어 플러스 권역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마감때까지 잘 지켜내며 전날보다 21.11포인트(0.20%) 상승한 10,632.3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68포인트(0.23%) 하락한 1,165.58로, 러셀2000지수는 1.34포인트(0.27%) 하락한 499.41로 이날을 마쳤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네트워킹 6.18%, 멀티미디어 5.16%, 텔레콤 3.90%, 인터넷 3.26%, 반도체 3.22%, 소프트웨어 2.43%, 하드웨어 1.21% 등 전 기술주가 큰 폭 하락했다. 비기술주는 상대적으로 선전해 항공, 바이오테크, 교통, 유틸리티, 증권보험부문은 소폭 하락한 반면 은행, 제약, 제지, 귀금속, 소매, 석유주는 소폭 올랐다.
거래량은 평소수준으로 나스닥시장에서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1:14, 16:14를 기록했다.
텔레콤업계의 간판기업인 루슨트 테크놀로지(-11.7%)는 2/4분기 판매수익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수익경고 소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매도세를 촉발시켰다. 또한 플러스 순익을 기록하는 데는 당초 예상보다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하면서 텔레콤 캐리어기업들의 자본지출을 계속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유동성 상황에 문제없다는 루슨트의 설명에도 불구, 스탠다드 앤 푸어는 루슨트의 신용등급을 항향 조정했다. 이 소식에 촉발돼 주니퍼 네트워크(-8.5%), 노텔 네트워크(-6.5%), 코닝(-7.0%), JDS 유니페이스(-10.4%) 등 전 네트워킹 부문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와는 별도로 노텔 네트워크는 무디사에 의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고, JDS 유니페이스는 수익규모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왔고, 코닝은 메릴 린치에 의해 부정적인 코멘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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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제조주인 노키아(-7.4%)는 판매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수익규모는 월가의 예상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년도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25%, 당초 추정치보다도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경쟁사인 에릭슨(-8.5%), 모토로라(-3.2%)도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전날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5.3%)에 이어 월드콤(-13.3%)도 증권관리위원회로부터 정보제공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2월 증시를 혼돈스럽게 했던 회계관행에 관한 악령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회계처리기준, 내부자 신용대출, 면세처리한 비용내역 등 광범위한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 시스템즈(-5.1%)도 이날 주가가 하락했는데, 데이터 저장 네크워크 기술개발을 위한 벤처기업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수익분배기준 등 더욱 자세한 내용이 진행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기에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들도 한 몫 거들었는데, 골드만 삭스는 마이크로소프트(-3.5%)가 다음 컨퍼런스 콜에서 수익전망을 보수적으로, 심지어는 당초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지도 모른다고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
칩메이커인 인텔(-2.7%)의 한 고위간부는 향후 몇 년간 판매량 증가에는 아시아지역의 영업성과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금년도 수익성장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성장요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는데 주가는 이날 하락했다.
그러나 이나 IBM(+2.9%)은 주가가 크게 오르며 다우종목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연방규제당국에 연차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업회계상의 신뢰성이 증폭하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어메리칸 익스프레스(-1.3%)는 투자등급이 ‘매수’로 상향 조정됐으나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다우종목중 마이크로소프트 3%대, 휴렛-패커드 2%대,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보잉, 월트 디즈니, 인텔 1%대 등 15개 종목이 하락한 반면, IBM, 알코아 2%대, 맥도날드 1%대 등 15개 종목은 소폭이나마 주가가 올랐다.
두 개의 기업이 주식공개를 했다. WCI 커뮤니티즈와 안테온 인터내셔날이 그것인데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공개후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소비재주인 메이택(+7.2%)은 1/4분기 수익이 월가의 예상규모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수익회복이 연중 계속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식품주인 퍼포먼스 푸드(-18.0%)는 자회사의 회계처리과정에서 실수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 실수가 조정되면 순익은 4내지 5백만달러 감소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산처리과정에서 국회 청문회로 곤욕을 겪고 있는 엔론의 회계감사기관이었던 아더 앤더슨은 법무부로부터 엔론과의 내부공모내용을 밝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법처리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들어야 했다.
앤더슨의 변호사는 만약 앤더슨이 사법처리 심의와 재판에 들어갈 경우 몇몇 대형기업들이 거래를 해지하는 등 이미 타격을 입은 앤더슨의 신뢰성은 결정타를 맞게 될 것이며 결국에는 회사의 생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월드콤 -13.32%,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2.49%, 시스코 시스템즈 -5.05%, JDS 유니페이스 -10.39%, 인텔 -2.72%, 주니퍼 네트워크 -8.50%, 마이크로소프트 -3.50%, 오라클 -0.82%, 팜 -1.95%가 거래량 10위 내에 들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11.66%, 케이마트 +9.66%, EMC +2.13%, AOL 타임 워너 -3.59%, 캘파인 -7.93%, 노키아 -7.36%, 컴팩 컴퓨터 -2.04%, 제너럴 일렉트릭 -0.29%, 코닝 -8.09%,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5.29%, 노텔 네트워크 -6.49%의 거래가 활발했다.
이날의 기술주 부진에는 기술주 기업들이 여전히 자본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촉발됐고 그 영향력도 컸다. 최근 제조업 생산과 소비지출 증가를 축으로 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랠리를 보였으나, 결국에는 기술주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투자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월가는 판단하고 있다.
기업의 자본투자가 부진할 경우, 생산성은 현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소비지출의 증가세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회복 속도는 그만큼 더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도 기업투자가 활기를 되찾아야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연초 1,950선을 기록했던 나스닥지수는 여전히 이보다 50포인트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초 1만선에 시작했던 다우존스지수는 6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중장기적으로 지수는 상승세를 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과매수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음날 발표될 소매판매실적에 투자자들은 재반등의 기회를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