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의 슬픔` 그 후
전세계가 주목했던 일본의 `3월 위기설'이 결국 `설(說)'로 그쳤다.
전세계는 지난 98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번째로 일본 경제가 "3월 결산을 앞두고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금을 회수, 기업과 금융기관의 연쇄도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3월 위기'를 우려해왔다. 특히 올해는 4월부터 정기예금 전액 보호 폐지로 인한 예금 인출 사태로 금융 시스템 불안이 증폭됐다.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유수의 경제지도 일본 위기 가능성에 호들갑을 떨었다. 이코노미스트와 타임은 각각 "일본의 슬픔(The Sadness of Japan)", "태양은 다시 가라앉는다"등의 제목으로 금융 위기 가능성을 소개했고 일본 전문가들은 "2003년 일본국 파산", "일본이 자멸하는 날", "일본 비상사태 선언" 등의 책을 저술, 위기가 현실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일본 3월 위기설은 현실화하지 않은 채 2001회계연도가 마감됐다. 일본 정부의 시의 적절한 증시 부양책이 미 경기 회복 시기와 운좋게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은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 약세와 미 경기 회복 등으로 수출과 생산이 회복되고 있는데다 고용 환경, 기업의 체감경기 등도 최악은 지났기 때문이다.
일본이 위기를 겪지 않고 회생의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은 국내 경기의 회복에도 또다른 버팀목이 생긴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일본 위기설의 진정한 교훈은 위기를 의식하고 감지할 때에는 좀체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응할 때 불현듯 위기가 찾아온다는 점이다. 우리는 위기의식을 어디 장롱 서랍속에 깊숙히 넣어둬도 될만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