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위대함을 향해"(Good to Great)

[서평]"위대함을 향해"(Good to Great)

김형식 기자
2002.04.11 12:52

[서평]"위대함을 향해"(Good to Great)

[서평]

Good to Great

Jim Collins

Harper Business 2001

짐 콜린스의 ‘위대함을 향해’(Good to Great)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통설을 깨부수는 책이다. 스탠포드대학 경영대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던 저자는 2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장장 5년 동안 성공적인 기업이 우량(Good)의 차원을 벗어나 어떻게 위대함(Great)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에 대한 탐험에 나섰다.

이는 이 책의 전편에 해당하는 ‘영원한 기업’(Built to last : 국내에서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으로 번역 됨)이 미제사항으로 남겨 놓았던 과제를 해결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즉 ‘영원한 기업’에서는 GE, 씨티그룹, 월마트 등 세계 기업사에 획을 그었던 업체들의 속성과 특성이 어떠한가를 밝혔다면 ‘위대함을 향해’는 우량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동인과 그 요체가 담긴 블랙박스를 찾았다. 결국 두 책은 인과관계의 연결고리를 맺게된다.

저자와 연구팀은 이론적인 가설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귀납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먼저 ‘위대함’의 자격조건을 정했다. 15년 연속 주식 배당금이 시장 평균보다 7배 이상이 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코카콜라, GE, 인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배당금보다 2배 높은 수준이었다. 11개 기업이 살아남았다. 애보트(제약), 서킷 시티(소매체인), 패니 매(모기지 론), 질레트(면도기), 킴블리 클락(제지), 크로거(수퍼마켓 체인), 뉴코(전기로), 필립 모리스(담배), 피트니 바우스(우편서비스), 월그린(잡화체인), 웰스 파고(은행) 등이었다. 성장산업이냐 사양산업이냐는 위대한 기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 11개 기업의 공통점을 사람, 사고, 행동의 세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들어갔다. 먼저 가장 두드러진 점은 위대한 기업이 되느냐 마느냐는 곧 사람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에는 리더십의 최고 경지에 오른 인물들이 반드시 있었다. 인간적인 겸허와 직업적인 의지가 절묘하게 통합된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창문과 거울을 보는 태도가 달랐다. 보통 경영자들은 기업이 어려워지면 창문 너머 환경을 탓하고 기업이 잘 돌아갈 때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었다. 그러나 위대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들은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필립 모리스를 정상에 올린 조셉 컬맨의 자서전 제목은 ‘나는 운 좋은 사람’(I'am a Lucky Guy)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성취를 낮추고 겸손했지만 ‘적임자’(right people)가 아니라고 여기면 그들 주위에 두질 않았다. 땀과 눈물을 같이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근거없는 낙관을 팽개치고 냉엄한 현실을 직시했다. 허풍쟁이 대신 비관론자가 되기를 택했다. 그럼에도 끝내는 이루고야 말리라는 믿음은 변함 없었다. 이들은 스탁데일의 역설을 체화한 인물들이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혔던 스탁데일 장군은 65~73년 동안 고문과 강압의 포로 생활을 견뎌내고 살아 귀환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날의 석방을 믿지 않았다. 기대가 큰 만큼 좌절도 깊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제인지는 모르나 반드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의 끈만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위대한 기업은 고슴도치 전략을 택했다. 여우처럼 이리저리 꾀를 부리는 대신 세상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곱씹고 자사의 성장 엔진은 어디에 있으며, 열정을 쏟아부을 곳이 어딘지를 살폈다. 이 세가지의 접점에서 간명한 기업의 비전을 찾았다. 그 다음부터는 한눈 팔지않고 일로매진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바꾸려들지도 않았고 거대한 프로그램을 애써 그리지도 않았다. 쇼 무대의 말이되기보다는 쟁기가는 소가 되려고 했다.

묵시적인 공감대는 최고경영진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체화되고 공유되었다. 사람들은 감시와 통제 대신 자유와 책임의 균형감을 갖고 스스로 움직였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에서 활력이 끊임없이 샘솟으며 우량 기업은 위대함의 궤도로 승화되어갔다.

촉망받는 청년 기업가가 저자에게 물었다. “성공하면 그만이지 굳이 위대해지려고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저자의 대답은 이랬다. “첫째, 위대함의 규칙을 따르면 힘의 낭비가 없어져 오히려 홀가분해진다. 둘째, 의미있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삶은 의미를 지닌다. 위대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고요(tranquillity)가 찾아오고 희열(satisfaction)을 맛볼 수 있다. 이왕 세상을 산다면 멋있게 살아야 되지 않겠나”.

모순적인 사태를 통합하는 중용(中庸)의 힘, 자신에 엄격하고 타인에 관대한 충서(忠恕), 자신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견하는 자각(自覺)과 쉼 없는 정진(精進). 진리란 복잡할 이유가 없다. 단순하다. 위대함을 구현하는 과정은 차라리 선(禪)에 가깝다. 도(道)가 따로 있지 않다. 말이 아니라 끝없는 실천이다. 그래서 길이다.

[Author said]

“위대한 기업에도 순익과 현금흐름은 중요하다. 마치 피와 물이 건강함 몸에 필수적인 것과 같다. 그러나 피와 물은 삶의 필수요소이기는 하나 삶 자체는 아니다. 위대한 기업은 돈이 아니라 꿈을 실현하는 그 맛에 존재한다.”

“위대한 기업을 이끈 인물들은 말수가 없고 심지어 수줍음을 타는 내성적인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허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언제나 겸허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일을 놓고서는 그 누구도 꺾지 못하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들이었다.”

“열정을 억지로 만들 수 없으며 직원들에게 열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믿는 것도 바보스런 짓이다. 대신 자신과 주위사람들의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무언인가를 먼저 발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접근법이다.”

[Readers said]

“면밀한 조사작업을 거친 이 책은 최근의 그릇된 경영 행태를 잘 보여준다. 수퍼맨을 가장하는 경영자나 인수합병 같은 경영 방식이 평범한 기업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지 않는다. 경영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무엇이 탁월한 기업을 만드는가를 살펴봐야 한다.”-피터 드러거, 경영학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풍부한 사례도 실감을 더했다. 저자는 귀납적인 접근법으로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비밀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위대함의 기준이 지나치게 주가에만 의존하고 있다. 주가란 기업의 실상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브래들리 스오프, 펜실베니아 주립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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