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약세장의 `핑계`

[기자수첩]약세장의 `핑계`

정영화 기자
2002.04.11 11:57

[기자수첩]약세장의 `핑계`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 증권시장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격언이다. 주가는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도 있다. 오를 때나 내릴 때나 항상 이유가 따라다닌다.

지난해 9.11 미국테러 사태 발발 직후 400대에 머물던 주식시장은 이달초 920까지 올라섰다. 주식시장이 6개월째 월봉상 양봉이 그려지자 주식시장에는 대세 상승 기대감이 팽배했다. 주식시장에 부각된 악재라고는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것 뿐이었다.

6개월 연속 쉴새없이 달려온 주가가 조정받을 시기가 오면서 10일 종합주가지수가 850선으로 다시 후퇴하자 악재가 하나 둘씩 부각되고 있다. 상투권에 왔다는 말들이 들려온다. 믿었던 기업들의 실적도 다시 의심하기 시작한다. '과연 경제가 회복되긴 한 건가...'

얼마전 만난 한 투자자는 대중 심리와 반대로 움직여서 수익을 냈다고 자랑했다. 지난 98년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하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젠 끝났다'며 주식을 팔아치울 때, 자신은 오히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나라가 존속하는 한 지금 수준보다 주가가 더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1년이 지나지 않아 맞아 떨어졌다. 국가 경제가 회생할 조짐이 보이자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주식시장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야 말로 이를 잘 이용해, 고수익을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테러사태 직후 모두 다 주식을 내다 팔아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수가 1000에 도달할 때 열심히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은 몇달 지나지 않아 주가가 반토막이 나자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등 군중심리와 반대로 움직였다.

투자정보에 약한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부화뇌동하기 쉽다. 군중심리에 흔들리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해야만 주식시장에서 최종 승리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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