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밀실속 이사장 추천
지난 7일 박창배 전 거래소 이사장이 35년 가량 근무한 거래소를 퇴임식도 없이 떠났다. 그는 한국증권금융 상임고문, 코스닥 사장 등을 맡았던 5년가량을 제외하고 거래소와 함께했다. 지난 63년에 공채로 거래소에 들어왔으니 입사한 지 40년이 거의 다 됐다.
거래소 이사장실은 지금 비어있다. 15일까지 공모를 거쳐 이사장후보추천위에서 서류심사, 면접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후보를 정한다. 거래소 후보추천위는 진념 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공모로 투명하게 뽑는다'는 발언이 도화선이 돼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추천위원도, 지원자도 모두 비공개다. 지원자 신청서도 마감전에는 절대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 거래소 임원들은 이에 대해선 말도 꺼내지 말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추천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추천위원으로 확인된 한 교수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을 통해 간접 확인해주는 수준에 그쳤다. 한 언론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같은 비공개원칙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고 거래소측은 강조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위원을 공개할 경우 절친한 친구가 부탁했을 때 사람이라면…"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이사장 후보를 최종 선정한뒤 추천위원을 공개, 검증을 받을테니 그때까진 참아달라는 얘기다. 이같은 신중함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공모와 비공개원칙'라는 이사장 선정과정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다. 우선 추천위원을 누가 선정했는지부터가 아리송하다.
마침 은행장후보추천위 제도가 은행법 개정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외부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4% 소유제한'이 풀리면서 이사회로 그 임무가 넘어간다. 증권사가 회원인 거래소의 주인은 누구이고, 거래소 이사회는 어떤 책임이 있을까 하는 우문을 해야 하는 처지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