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팡질팡` 공자위

[기자수첩]`갈팡질팡` 공자위

박재범 기자
2002.05.20 16:56

[기자수첩]`갈팡질팡` 공자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문제는 없다. 위원장이 선출됐는데도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게 문제다.."(민간위원) " 지금 공자위는 현안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재경부 고위관계자)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는 공자위를 놓고 관계자간 시각차는 이처럼 극명하다. 공자위가 마지막 정식회의를 연 게 3월27일이었으니 회의가 열린지 2달이 다 돼간다. 현안 처리는 고사하고 회의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게 공자위의 현주소다.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위원은 민간위원대로 자기 목소리만 높일 뿐 '공적자금 관리와 회수'라는 본업은 뒷전으로 제처놓은 지 오래다. 정부와 민간위원간 갈등과 반목만 남아있을 뿐이다.

갈등의 정점은 민간위원장 선출. 정부측에서 내정한 인사에 대해 민간위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정부는 당혹스러웠지만 시장과 외부의 반응은 대환영이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정부는 민간위원들이 조속한 현안 처리를 방치한 채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하소연이다. 마치 공자위가 국회 상임위윈회같다고 까지 말한다.

민간위원들도 나름의 논리를 편다. 중요한 사안을 시간에 밀려 결정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의 대한생명 매각 조속 처리 방침에 반발, 가격 산정을 재검토하고 인수자 자격도 따져보겠다며 제2의 반란까지 도모했다. 100조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공적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나라살리기에 투입됐으나 정부와 공자위의 안중에 국민은 없다. 대신 빨리 한건이라도 해결해보려는 정부의 '조급함'과 책임지기를 꺼려하는 공자위 민간위원들의 '보신주의'만 남아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표류하고 있는 공자위, 신임민간위원장의 보궐선거 출마설에서 초심을 잃은 공자위의 말로를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공적자금 투입이 절실했던 만큼 관리와 회수는 더욱 절실하다. 지금이라도 초심을 회복해 훗날 공자위가 '공(空)치는 관리들이 모인 위원회'나 '공무원 자극 위원회'로 평가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