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곱버스 몰리는 불개미…ETF 거래량 90% 차지

레버리지·곱버스 몰리는 불개미…ETF 거래량 90% 차지

김지현 기자
2026.04.16 17:40

[개미 핵심투자처 ETF, 400조 시대] ⑤ETF도 "투자가 아닌 투기판" 우려

[편집자주]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100여일만에 100조원이 늘어나며 400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 상승세에 국내 주식형 ETF에 자금이 몰렸고 ETF로 노후 자금인 연금을 굴리는 개미(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성장이 가팔라지고 있다. ETF가 개미의 핵심 투자처로 자리를 잡으면서 ETF 고성장은 지속되고 국내 증시 상승에 기여하는 등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연초 이후 전체 ETF와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의 일 평균 거래량 및 거래대금 비교/그래픽=김지영
연초 이후 전체 ETF와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의 일 평균 거래량 및 거래대금 비교/그래픽=김지영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 88개가 전체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코스피 랠리에 이어 중동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기초지수 등락의 최대 2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ETF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전체 ETF 상품(1093개)의 일 평균 거래량은 44억8277만좌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상품은 40억4574좌를 기록했다. 불과 88개인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가 전체 거래량에서 90.49%를 차지하는 것이다. 일 평균 거래대금에서도 전체 ETF 대비 31.12%를 차지했다. 전체 ETF 상품의 거래대금은 17조4414억원으로, 이 중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상품은 5조4281억원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는 각각 기초지수의 일일등락률의 2배, -1배,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주가 등락을 따라가며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크게 얻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에 시장이 워낙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그걸 따라잡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었고, 오히려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면 곱버스를 저점 매수하는 패턴이 있었다"며 "반대로 지난달은 하락했다가 빠르게 회복하며 떨어질 때는 곱버스, 하락 후 반등을 예상하면 레버리지를 매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곱버스 등 고위험 상품에 몰리면서 손실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지난 2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인버스, 곱버스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는 단기 매매용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레버리지, 인버스, 곱버스 등의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는 단기 트레이딩용이나 일부 포지션 헷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기간 수익률의 2배 또는 마이너스 1배,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 시 계좌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인기가 커지면서 개별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며 해당 ETF가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제시한 요건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산운용업계도 발맞춰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은 국내 증시의 활력을 제고할 뿐 아니라 서학개미들의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며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시장 내 변동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사이클이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업"이라며 "원래도 변동성이 큰 회사고 특히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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