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낙폭 축소" 나스닥 주간 5%↓

[뉴욕마감]"낙폭 축소" 나스닥 주간 5%↓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6.08 05:39

[뉴욕마감] 막판 선전속 일제 하락

[상보]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실적 둔화 경고는 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메릴린치의 사전 감지로 전날 타격을 받은 탓에 낙폭은 오후 들어 크게 줄어 들었지만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동성 위기 우려까지 사고 있는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폭락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실업률 하락 호재는 별다른 힘이 되지 못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보다 19.40포인트(1.25%) 하락한 1535.48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타이코가 콘퍼런스 콜을 가진 오후 2시30분께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34.97포인트(0.36%) 떨어진 9589.67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장 초반 150포인트 이상 급락했었다. S&P 500 지수는 오후 한때 오름세로 전화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한채 1.62포인트(0.16%) 내린 1027.23으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 지수는 5.22포인트(1.12%) 오른 470.51을 기록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주간으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우는 한 주간 3.4% 떨어졌고,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3.7%, 5% 급락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지속,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 타이코 전 최고 경영자의 기소 등으로 미국 증시는 최근 12주새 10주간 하락하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노동부는 개장 전 5월 실업률이 5.8%로 전달의 6.0% 보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업률 하락은 3개월만이다. 반면 취업자는 변동성이 큰 농업부문을 제외하고 4만1000명 증가했다. 전달 증가치는 당초 4만3000명에서 6000명으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5월 실업률이 6.1% 높아지고 취업자는 6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업률 하락은 그러나 증시에 힘이 되지 못했다. 비농업부문 취업자가 적게 늘어나 고용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달러화는 실업률 하락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엔화에 대해서는 전날 124.24엔에서 124.48엔으로 상승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94.63센트에서 94.45센트로 강세를 보였다.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온스당 328.8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전날보다 40센트 내린 325.40달러를 기록했다. UBS워버그는 최근 금값이 출렁거렸으나 온스당 320~330달러 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4센트 떨어진 24.7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 거래량은 나스닥 20억8600만주, 뉴욕증권거래소 18억1100만주로 크게 늘어났다. 뉴욕 거래소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17대 13으로 앞섰고, 나스닥에서는 엇비슷했다. 이에 따라 투자 심리는 전날과 이날 오전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다소 진정된 모습이었다.

업종별로는 운송, 정유, 금융 주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금, 컴퓨터, 반도체주들은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이 18.5% 급락한 여파로 2.7% 떨어진 441.01을 기록했다.

인텔은 전날 장 마감후 2분기 매출을 62억~65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제시한 64억~70억 달러에 못미치는 것이다. 인텔은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셉 오샤가 전날 지적했던 대로 개인용 컴퓨터(PC)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인텔은 또한 총마진이 당초 예상한 53% 보다 낮은 49%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후 시간외에서 급락했던 인텔은 이날 정규장에서 18.52% 떨어진 22달러에 거래됐다. 인텔의 경고는 반도체 경기 회복론에 찬물을 끼얹은 동시에 기술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마저 날려 보냈다.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도 7.5% 떨어졌다.

무선 통신칩 제조업체인 RF 마이크로 디바이스 역시 주문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번 분기 매출 및 순익 전망치를 하향, 33.6% 폭락했다. 이 여파로 마이크로 디바이스의 주 고객사인 노키아도 5.5% 하락했다.

이날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폭락세도 두드러졌다. 타이코는 CIT 부문의 별도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속에 주요 임원들이 주주들의 동의없이 회사 공금을 유용했는 지에 대해 뉴욕주 당국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게 악재가 됐다.

타이코는 이날 오후 2시30분 콘퍼런스콜을 자청, 유동성 위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타이코는 3분기 말로 28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며 4분기 말 역시 보유현금은 21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CIT 분사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디스와 S&P는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의 최하 수준으로 강등시키면서 일시 반등하던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무디스는 타이코의 장기 등급을 'Baa2' 에서 'Baa3'로 낮추는 한편 추가 하향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코는 30.5% 떨어진 10.15달러를 기록했다. 타이코 주가는 지난해 말 까지 60달러선이었다.

제약업체인 바이오젠은 다중 경화 치료제 아보넥스의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해 이번 분기 및 연간 순익 전망치를 하향, 11.6% 급락했다.

반면 오라클은 추가 감원설을 부인한 가운데 2.6% 상승했다. 오라크의 홍보 담당 부시장인 제니퍼 글래스는 400~800명의 추가 감원을 시작했다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대해 "누구도 감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메릴린치는 이날 뉴욕주 법무부와의 합의에 따라 애널리스트 보상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문성과 정확성에 따라 보수를 결정하되 투자 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릴린치의 주가는 그러나 소폭인 0.2% 하락했다.

이밖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4월 도매재고는 0.7% 줄어들면서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도매판매는 1.6% 늘어나 재고율은 사상 최저수준인 1.23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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