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전강후약" 일제 하락
[상보]
"미국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가 오전 113포인트까지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오후들어 힘없이 무너져 1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다. 노키아와 넥스텔의 순익 목표 재확인 등으로 오전장에 형성된 단기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역시나"하는 허탈감으로 바뀌어 버렸다.
'전강 후약'의 양상은 매도세가 강한 것 보다는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매수세가 주춤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회계 부정 의혹이나 최고경영자(CEO)의 잇단 부정 등 악재가 가시고, 순익이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해야 지속적인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또 제약 및 생명 공학 업체에서 나온 악재들이 부담이 됐다. 이와함께 중동 지역의 긴장도 하락의 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음식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한 9명이 부상했다. 앞서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 학교 버스 바닥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3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반면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인도는 전날 파키스탄 민간 항공기에 대한 6개월간의 운항 금지를 해제했다. 또 파키스탄 연안을 경계하던 군함 수척을 복귀시켰다.
이날도 "주식을 살 때"라는 권고가 나왔으나 일제 하락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 모간 스탠리의 유명 투자전략가 바이런 위언은 최근 3주간 급락세로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져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P 500 기업의 올해 주당 순익을 50달러로 추산하면서 시장은 적정 수준에서 9%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우 지수는 128.14포인트(1.33%) 떨어진 9517.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51포인트(2.19%) 내린 1497.18을 기록, 1500선도 무너졌다. S&P 500 지수는 17.14포인트(1.66%) 하락한 1013.60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26일이후 최저수준이다. 러셀 2000 지수는 6.51포인트 내린 462.78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가 14억700만주, 나스닥의 경우 16억 7600만주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금과 부동산신탁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생명공학(-8.1%) 및 제약(-4.3%)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개 전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4.1% 급락한 419.44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오전 반등하기도 했으나 4.03% 떨어졌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4.3% 하락했다. 모토로라는 5.1% 급락했다.
독자들의 PICK!
유가는 미국의 재고 동향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17센트 하락한 24.1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앞서 배럴당 24달러 선도 붕괴되기도 했다. 반면 금값은 반등했다.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1달러 상승한 320.5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혼조세였다. 엔화에 대해서는 전날의 124.72엔 보다 높은 125.34엔에 거래되며 125엔대를 회복했다. 반면 유로화에 대해서는 유로당 94.63 센트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를 끌어내린 주범은 제약 및 생명공학 업체였다. 다우 지수에 포함된 머크는 진통제 아코시아에 대한 신약 승인 요청을 늦출 계획이라고 밝혀 4.5% 하락했다. 이는 당국이 보다 많은 임상 자료를 요청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애보트 러버레이터리는 일리노이 공장의 제조상의 문제와 비만억제제 메리디아의 판매 둔화로 2분기 및 연간 순익 전망을 하향, 15.9% 폭락했다.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은 미국내 세금을 부적절하게 회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6% 떨어졌다. 존슨 앤 존슨과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역시 각각 2.6%, 3.4% 하락했다.
생명공학 업체인 IDEC 파마큐티컬은 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 실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로 16.5% 급락했다.
또 인간 게놈 지도 작성에 선두적인 위치를 달리던 셀레라 지노믹스가 게놈 분석에서 신약 개발로 초점을 옮기면서 직원 16%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모그룹인 아플레라는 8.1% 급락했다. 셀레라는 주로 DNA 분석 팀과 행정, 데이터 관리 등의 부문에서 132명을 줄일 예정이다. 셀레라는 6월말까지 4분기에 280만 달러의 손실을 계상할 예정이다. 셀레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40만 달러의 매출에 1억17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반면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2분기 실적 전망을 두번째로 하향했는데도 목표치 달성은 가능하다는 확인에 4.4% 상승했다. 노키아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로 2~6% 줄어든 69억~72억 유로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키아는 앞서 4월 매출 증가율 전망을 최소 10%에서 2~7%로 하향했었다. 노키아는 다만 주당 순이익 목표치 0.18~0.20 유로는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5위의 무선통신업체인 넥스텔은 가입자 증가와 최근 월간 매출이 호조를 보여 올해 현금 흐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혀 16.6% 폭등했다. 넥스텔은 또 올해 신규 가입자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델 컴퓨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짐 슈나이더는 이번 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오전 강세를 보였으나 1.2% 하락했다.
실적 호전 전망으로 전날 상승세를 이끈 월마트는 이날도 소폭(0.09%)이지만 오름세를 지켰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유럽연합(EU) 당국이 인터넷 보안과 관련한 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다고 부인한 가운데 0.47% 떨어졌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글로벌 영업 부문을 단일화하기위해 경영진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샌디 와일 회장 승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씨티는 계열 살로먼 스미스 바니 조사설 등이 겹쳐 2.4% 떨어졌다. 100여개국에 진출한 씨티는 신흥시장 책임자로 빅토 네메세스 수석 부회장을 임명했다. 와일 회장의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그는 미국외 지역의 인수 합병 부문도 관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