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시계 불투명"

[뉴욕마감]나스닥↑, "시계 불투명"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6.15 06:09

[뉴욕마감]나스닥 강보합, 시계 불투명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14일(현지시간) 오전의 급락세를 극복했지만 나스닥만 강보합에 그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앞서 다우와 S&P 500 지수는 한때 9300선, 1000선이 붕괴되며 지난해 테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여 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242포인트까지 급락했다 28.59포인트(0.3%) 하락한 9474.21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2.29포인트(0.23%) 내린 1007.27을 기록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승 반전, 7.88포인트(0.53%) 오른 1504.74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 지수는 3.09포인트(0.68%) 오른 459.07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모처럼 평균치를 상회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5억5000만주가, 나스닥의 경우 18억1400만주가 각각 거래됐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이 엇비슷했고, 뉴욕 거래소에서는 하락 종목이 8대 7로 상승 종목을 앞서는 정도였다.

업종별로는 생명공학 금융 정유 금 등이 강세였고, 텔레콤 반도체 등은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19% 떨어진 426.00을 기록했다. 인텔과 AMD가 상승했으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 등 장비주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미 증시는 이날의 뒷심에도 불구하고 주간으로 다시 하락해 최근 13주 동안 11주 떨어지는 부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증시 시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4주 연속 하락한 다우 지수는 금주 한 주간 1.2% 떨어졌다. 나스닥과 S&P 500 지수도 2%씩 하락했다.

S&P의 수석 기술적 분석가인 마크 아베터는 "시장이 지난해 9월의 저점을 확인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인다"며 "그러나 잠재적인 반등이 투자심리를 제고시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중기적인 랠리는 올 후반까지 시작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름까지는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증시는 경제나 기업에서 악재가 경연을 벌이듯 속출하며 급락했다. 우선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 주재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가 부담이 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떠난후 하루가 채 안 돼 폭탄을 장착한 차량이 카라치의 미 영사관 외곽 경비초소에서 폭발, 8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부상했다. 자살 테러로 보이는 이 사건은 테러에 대한 위협을 상기시켰다.

이어 소비자 신뢰지수가 급락했다는 발표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미시건대는 6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90.8(잠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96.9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 96.6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며, 전날 소매 판매 부진과 맞물려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스프린트의 실적 경고에 이은 텔레콤 업체들의 무더기 등급 하향도 기술주들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생명공학업체가 바이오젠발 호재로 강세를 보여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악재속에 좀처럼 바닥이 확인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점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식형 뮤추얼펀드는 올들어 처음으로 2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한 것이다.

리먼 브러더스는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리먼 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 에든 해리스와 조 어베이트는 증시 약세와 실업률 상승이 지속되면 금리가 인하될 수 있고, 그 가능성은 현재 25%이지만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먼은 FRB가 12월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지만 그 전에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먼은 전날 FRB 금리 인상 시점을 11월에서 12월로 늦춰 잡았다.

한편 5월 산업생산은 전문가들의 기대(0.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0.2% 늘어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동률도 예상대로 75.5%로 전달의 75.4%보다 소폭 높아졌다. 4월 기업재고는 0.2% 감소하며 99년 10월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재고는 15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재고 감소폭은 전달의 0.4%도 좁혀지는 등 조만간 하강 행진을 마감하고 생산을 촉발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금값은 파키스탄의 폭탄 테러로 온스당 324달러까지 급등했으나 오후들어 기세가 꺾여 전날보다 온스당 1.30 달러 오른 31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노르웨이 정유공장의 파업 움직임으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24센트 오른 25.8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이날 장중 지난해 1월 15일이후 최고치인 유로당 95.21센트까지 상승했으나 94.66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123.95엔까지 내려갔다 124.24엔을 기록, 전날의 124.90엔 보다 소폭 떨어졌다.

이날 증시를 구한 것은 생명공학업체 였다. 바이오젠은 전날 미 식품의약청(FDA)로부터 새로운 건선(乾癬) 치료제인 '아메바이브'의 승인 심사에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으나, 승인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며 내년 초 시판 계획도 변동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덕분에 7.56%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암젠이 6.3% 올랐고, 아피메트릭스도 4.7% 상승했다.

반면 루슨트 테크놀러지도 전날의 실적 경고 영향으로 2.5% 하락했다. 루슨트는 통신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4~6월(3분기) 매출이 전분기의 35억2000만 달러보다 10~15%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루슨트는 전날 5.1% 급락했었다.

텔레콤 업체들은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이 잇단 등급 하향으로 급락했다. 메릴린치는 가격 경쟁격화와 가입자 증가세의 둔화가 매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무선통신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매도'로 하향했다.

이는 전날 미국 3위의 장거리 전화회사인 스프린트가 올해 장거리 전화 사업부인 FON의 매출과 무선전화 사업부인 스프린트 PCS의 가입자수가 전망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데 뒤이은 것이다. JP 모간과 살로몬 스미스 바니(SSB)도 스프린트 PCS 등 텔레콤주들에 대한 투자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이 영향으로 스프린트는 17.7%, 스프린트 PCS도 26.5% 폭락했다. AT&T 와이어리스는 9.45% 하락했다.

그래픽 전문 소프트웨어업체인 어도비 시스템즈도 전날 장마감 후의 실적 경고로 인해 13.3% 급락했다. 어도비는 취약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2~5월 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으나 6~8월 분기 매출액은 기존 예상치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날 장마감 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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