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ON과 OFF

[서평] ON과 OFF

장현진 기자
2002.07.26 12:24

[서평]ON과 OFF

ON과 OFF (ONとOFF)

저자 :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출판사 : 신초사 (新潮社) 2002년 4월 출간

지난 7년간 종업원 17만 명의 대형 기업 소니를 이끌어 온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가운데 한명이다.

이데이 회장은 '워크맨'이라는 보통명사를 탄생시킬 만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던 소니가 디지털 시대의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을 당시 사장 자리에 올라, 소니가 제 2의 전성기를 맞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하드웨어 시대에서 소프트웨어 시대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을 탄생시킨 이데이 회장의 첫번째 에세이집 'ON과OFF'를 출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에세이집은 소니 사내 홈페이지인 'intersony' 내에서 이데이 회장이 자신의 일기를 쓰거나 사원들과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했던 개인 코너 'A Point of View'에 지난 1998년 2월부터2002년 2월까지 84회에 걸쳐 올린 글을 정리해서 펴 낸 것이다. 이데이 회장은 'ON'에서 사업상의 뒷 이야기를, 'OFF'에서는 개인적인 생활을 얘기하고 있다.

이데이 회장은 전반부 'ON-사업 뒷 이야기' 통해 소니가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세계 1류 기업군에 편입될 수 있었던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이데이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술 혁신에 따른 비연속식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소니의 독창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데이 회장은 "과거의 연장선 상에서는 미래는 없다"고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세계화 물결에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책을 인용, 소니는 보편적인 세계화 시스템을 의미하는 '렉서스'와 정체성을 뜻하는 '올리브 나무'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데이 회장은 이때문에 MS 등 세계 일류 기업들과 제휴를 논의할 때도 구체적인 결과물을 얻는 것보다는 비전을 공유하면서 소니의 독자 노선을 만들어 나가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데이 회장은 다양한 만남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경영에 바로 도입하는 다소 위험한 시도도 서슴치 않는다. 소니는 지난 1999년 35세 이상의 해외 영업사원을 모두 일본으로 불러들이고 젊은 사원으로 대체시키기도 했다. 해외 무대에서 제대로 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데이 회장은 또 GM의 이사회에 참석한 후, 단독 경영 체제의 불합리성을 인정, CEO가 총괄하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공동 체제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이데이 회장은 "더이상 경영자가 존경받는 시대는 끝났다"며 "가치관을 공유하고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이 회장은 후반부 'OFF-삶의 방식'에서는 개인적인 취미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회갑 기념으로 산 빨간색 포르쉐 자동차에 얽힌 일화, 와인을 좋아하다 못해 별장에 와인을 숙성-보관하는데 사용되는 와인셀러를 만든 이야기, 1박 4일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골프를 즐긴 이야기 등은 이데이 회장의 사생활을 엿볼수 있게 해준다.

이데이 회장이 이책에서 인용하는 책과 영화는 수십편에 이르며 등장한 유명인사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전 회장 등을 포함해 수십명에 이른다.

저자인 이데이 노부유키는 1937년생으로 와세대 대학교 정치경제학부 졸업한 후 24세가 되던 60년 소니에 입사했다. 이후 스위스에서 근무하던 중 68~72년 파리로 파견돼, 소니 프랑스 지사 설립을 담당했다. 이후 본사로 돌아와 소니 오디오 사업부장 등을 거쳐 89년 소니 이사 자리에 올랐다. 95년 4월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디지털 드림 키즈'라는 구호 아래 소니의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사 35년만에 평사원에서 대기업의 사장자리까지 올랐다.

현재는 소니의 회장 겸 CEO를 맡고 있으며 미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 네슬레의 사외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이데이 회장은 내년 봄까지 연설집과 경영론을 잇따라 출간할 예정이다.

책 중에서

사회가 성숙하게 되면 전문적인 지식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지식 사회로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데 일본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 했다.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는 최근 나와 만난 자리에서 "소니는 이런 일본 내에서 가장 지식 사회화된 기업"이라며 이 때문에 소니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의 말

책을 읽을수록 저자가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이 절차탁마의 노력을 지속해 대형 기업 소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이야기였다. 큰 조직에서 젊음을 보내고 있는 수재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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