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 "또 한번의 거짓 랠리인가"
사흘 연속 급락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6일(현지시간) 급반등했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개장부터 급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다우 지수는 한때 36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막판 오름폭을 줄였으나 결국 230.46 포인트(2.87%) 상승한 8274.09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8000선을 위협받은 지 하루 만에 82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 지수는 53.54포인트(4.44%) 급등한 1259.55로, S&P 500 지수는 24.97포인트(2.99%) 상승한 859.57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 증시가 급등세로 돌변한 데는 그동안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던 경제 지표 악화 뉴스가 없었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다. 매도 보다는 매수를 자제했던 투자자들은 급락한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고, 매도 초과 포지션을 취했던 공매도 투자자와 헤지펀드들이 '숏커버링'에 나서면서 증시는 곧바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랠리는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며, 바닥 시험 과정에서 종종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우 지수가 장 마감 30분을 남기고 상승폭이 140포인트 가까이 둔화된 것도 랠리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높였다.
미 증시는 7월 24일 이후 4일간 랠리했으나 이달 1일부터 사흘간 다우 지수가 693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122포인트 급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과매도 분위기가 과매수로 급전했다 다시 과매도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런 급등락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최근 부진했던 반도체와 인터넷, 컴퓨터 등 기술주, 그리고 JP모간체이스 및 씨티 등 금융주들이 랠리를 이끈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푸르덴셜 증권의 시장 분석가 랠리 와첼은 "오늘 유일한 호재는 악재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이날 랠리는 최근의 급등락과 연결시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안에서는 물론 주식과 채권간 신속한 포트폴리오 이동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 가격은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우려가 높아지면서 전날 초강세를 보여 연방기금 금리 추이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재무부 증권 수익률이 2%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주식 수익률이 채권의 경우 보다 떨어졌다는 분석과 함께 주식 매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급락했다. 미 국채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수익률은 4.35%로, 30년물의 경우 5.24%로 상승했다. 2년물 재무부 증권 수익률도 2.082%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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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리먼 브더더스는 FRB의 금리 인하론에 가세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FRB가 주식이나 채권시장 움직임을 정책 수정의 근거로 삼지는 않지만 최근 증시 부진에 따른 파장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개월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60%라고 추산했다. 이로 인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앞서 골드만 삭스는 2일 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연내 1%로 0.7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고, 도이치 방크도 5일 연방기금 금리가 1.2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는 FRB가 경기 침체를 막기위해 적극 대응하면 미국 경제가 유럽 등에 비해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19.61엔에서 이날 한때 5주래 최고치인 121엔대까지 급등했다 120.88엔에 거래됐다. 반면 유로화는 전날 98.19센트에서 96.55센트로 밀렸다. 한 외환 분석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아시아 증시가 부진하면서 이 곳을 떠나 미국으로 복귀하는 역송금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날 증시 거래량은 랠리와 달리 뉴욕 증권거래소 15억1400만주, 나스닥 15억1300만 주 등으로 전날 보다 늘어났으나 이전 랠리 수준에는 못 미쳤다. 두 시장 모두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 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상승 종목의 거래량은 뉴욕거래소에서 전체의 81%, 나스닥의 경우 88%에 달했다. 이는 하락 종목이 90%에 육박했던 전달과 비교되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상승이 돋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편입 16개 전 종목이 오르며 17.63포인트(6.21%) 급등한 301.54를 기록, 300선을 회복했다. AMD가 9.9% 오르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고, 인텔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7.8%, 6.3% 각각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4.35% 올랐다.
이날 씨티그룹과 JP모간 체이스는 6.1%, 5.8% 급등하며 다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네트워킹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는 장 마감후 5~7월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6% 급등했다. 실적 목표 달성은 무난한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경쟁업체인 주니퍼 네크웍스 역시 10% 올랐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S&P에 의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으나 3.2% 상승했다. S&P는 텔레콤 장비업체의 순익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생명공학업체들도 강세였다. 모간스탠리는 생명공학업체들의 펀더멘털이 굳건하다며, '비중 확대' 권고를 유지했다. 암젠은 모간스탠리가 하반기 순익 모멘텀 유지가 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4.7% 상승했다.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겠다고 발표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은 2.6% 상승했다. GM은 장 마감직후 그동안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시한 시한인 14일까지 확약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AOL 타임워너는 조나던 밀러를 AOL의 신임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는 발표속에 0.4% 하락했다. 전날 2분기 순익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메트라이프는 향후 실적을 불투명하게 제시한 것이 부담이 돼 1.1% 떨어졌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4.60포인트(3.4%) 오른 4131을 기록, 하룻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파리의 CAC 40 지수도 169.41포인트(5.4%) 급등한 3284.79로 장을 마감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230.81포인트(6.93%) 오른 3563.4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