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뉴욕 상류층의 육아법

[서평]뉴욕 상류층의 육아법

장현진 기자
2002.09.13 13:42

[서평]뉴욕 상류층의 육아법

【서평】 내니 다이어리 ; (The Nanny Diaries ; 보모일기)

저자 : 엠마 맥로린(28), 니콜라 크라우스(27)

출판사 : ST 마틴'스 프레스 (2002년 3월 출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상류층의 생활은 일반인들의 관심거리다. 특히 그것이 공개되지 않은 이면 호기심은 더해진다.

소설 '내니 다이어리'(The Nanny Diaries, 보모 일기)는 보통 사람들의 이 같은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뉴욕대(NYU)에서 아동 발달학을 전공한 엠마 맥로린과 니콜라 크라우스가 공동으로 쓴 '내니 다이어리'는 뉴욕 상류층의 육아법과 라이프 스타일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맥로린과 크라우스는 뉴욕대 졸업반에 다닐 당시 우연히 둘 다 보모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경험을 살려 책을 써보기로 결정, 소설 '내니 다이어리'를 탄생시켰다. 맥로린과 크라우스의 보모 경력은 8년이나 되며 그들이 일했던 뉴욕 상류층 가정은 30곳이 넘는다.

'내니 다이어리'는 출간 전부터 영화 제작이 기획되는 등 관심이 집중됐으며 시중에 나온 지 3주 만에 각종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내니 다이어리'의 저작권을 사들인 영화사 미라맥스는 연내에 영화화할 계획이며 주연 배우로는 줄리아 로버츠와 케이트 허드슨 등을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 속의 '나'는 '내니'라는 이름을 가진 보모다. 뉴욕대에서 아동 발달학을 전공하고 있는 '내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뉴욕 상류층들만 모여사는 맨하탄의 파크 에비뉴에 위치한 '미스터 X' 집에서 4살짜리 아들 '그레이어 X'의 보모(내니)로 일하게 된다. .

이제 네 살이 된 그레이어의 일주일 일정은 웬만한 회사 중역 일정만큼이나 빡빡하다. 월요일은 음악 수업, 화요일은 수영 강습, 수요일은 체육 수업과 가라데 익히기, 목요일은 피아노 레슨과 불어 수업, 금요일은 아이스 스케이트 배우기. 예정된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뉴욕 증권거래소(NYSE), 식물원, 스웨덴 영사관, 프랑스 문화원, 도서관, 기상청 등의 견학 일정이 잡혀있다. 그레이어는 이외에도 매주 안경점과 치과, 체형 교정 치료소 등에 가야 한다.

내니는 프라다, 구찌, 샤넬 등 명품 쇼핑과 파티 준비, 몸매 가꾸기로 바쁜 그레이어의 엄마(미세스 X)를 대신해 그레이어를 스케줄에 따라 '모시고' 다녀야 한다. 투자은행 중역인 미스터 X는 연봉 100만 달러를 받는 워커홀릭으로 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내니의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미세스 X가 향수가 필요하다고 하면 즉시 대령해야 하고 미세스 X가 굴을 먹고 싶다고 할 때, 미세스 X가 집에 악세서리를 놓고 나왔을 때 등등 내니는 미세스 X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심부름을 해야한다.

내니는 보모 일 뿐 아니라 온갖 허드렛일까지 도맡아 하지만 보수는 매우 적다. 400달러가 넘는 신발만 신는 미세스 X가 내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것은 촌스럽기 짝이 없는 귀마개다. 파티 준비를 도와줘 고맙다고 준 것은 자기가 신던 프라다 신발이다.

내니는 그레이어와 친해지면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그레이어에 연민을 느끼기도 하지만 미세스 X와 미스터 X의 상식 밖의 행동에 질려버린다. 내니는 미세스 X에게 있는 자상함이라곤 티파니 액세서리의 두께 만한 것 뿐이라고 말한다.

미세스 X는 아이가 다가오면 자기 옷이 더럽혀질까봐 피해버릴 정도로 아이에게 애정이 없지만 육아법에 대해 말도 안되는 간섭을 하고 나선다. "유제품, 땅콩, 딸기, 일부 곡물 등에 알레르기가 있으니 주의할 것"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 하다. 'M'자로 시작하는 음식 금지, 식사량은 미리 예정된 만큼만 할 것, 식사할 때는 플라스틱으로 된 곳에서만 주고 꼭 냅킨을 깔 것. 내니는 끝도 없는 규칙들 때문에 짜증스럽기만 하다.

소설 속의 '내니'는 노동력을 착취당하고도 적정한 보수 조차 못 받고 있지만 저자인 맥로린과 크라우스는 이 책 한 권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맥로린과 크라우스가 책을 출간할 당시 출판사에서 받은 돈은 2만5000달러. 여기에 미라맥스에서 받은 저작권료와 책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면 이 책 한 권으로 인한 소득은 어마어마해진다.

보모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이들은 대학 졸업 후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맥로린은 기업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으며 크라우스는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다.

자유롭게 솔직한 표현으로 독자들은 즐겁지만 소설의 대상이 된 맨하튼 상류층 사람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이 소설이 출간된 후 뉴욕의 한 호화 아파트에서는 건물 안에서 일어난 일을 책으로 펴내지 못하게 하는 자체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책 중에서

나는 미세스 X 집에서 일하는 동안 미세스 X가 집에서 먹는 걸 본 적이 없다. 미세스는 부엌에 밀가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살림에 관심이 없지만 설사약은 아무도 모르는 혼자만의 공간에 숨겨두고 있을 것이다.

독자의 말

악랄할 정도로 재밌는 책이다 -뉴욕타임스

브릿지 존스의 일기 이후 젊은 여성에 관한 최고의 소설이다. 뉴욕 최고의 갑부들이 아이를 키우는 일에서 어떻게 빠져나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포착했다. -USA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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