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급락, 4년래 최저
[상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증시 침체와 경기 둔화 우려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그의 태연함에 실망, 블루칩을 내 던졌다. FRB가 예상대로 금리를 내리지 않은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나스닥에 이어 블루칩 마저 7월 저점을 경신하는 부진을 보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금리 유지를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해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마감 1시간을 남기고 이를 늘려 나갔다. 한때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던 다우 지수는 결국 189.02포인트(2.4%) 내린 7683.13으로 마감했다. 이는 98년 10월 1일 이후 최저치로, 7월 23일의 종가인 7702.34를 경신한 것이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6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는 급락세에 대한 반발 매수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2.79포인트(0.24%) 떨어진 1182.1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4.44포인트(1.73%) 내린 819.27로 장을 마쳤다.
이날 FRB의 금리 유지 결정외에도 기술주들의 실적 경고가 계속된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공격의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콘퍼런스 보드의 9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93.3으로 4개월째 하락하는 등 경제 회복세 둔화 우려도 부담이었다. 9월 지수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92.2를 웃돌아 발표 직후 증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FRB는 이날 이날 올들어 6번째 FOMC 회의를 열어 41년래 최저 수준인 연방기금 금리 1.75%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FRB는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생산과 고용 회복 시점이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정책 기조를 현행 '경기 둔화 우려'로 고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계속 열어 두었다. 이날 에드워드 그램리치 이사와 로버트 맥티어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가 이례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그린스펀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견을 보인 것이 향후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FRB는 위원 2명의 이견과 이라크전 우려속에도 총수요가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의 확장적인 정책이 기업 투자 분위기를 제고하는 데 충분할 으로 본다고 강조, 금리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이끌었다.
일부 투자전략가들은 최근 급락세를 두고 매수 시기라는 주장을 폈다. 모간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이런 위언은 "주가 수준이나 투자 심리가 매수에 나서기에 매력적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늘리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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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6억9600만주, 나스닥 16억5100만 주 등으로 전날 보다 늘어났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각각 22대 9, 21대 12 정도로 앞섰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생명공학, 소프트웨어 등이 강세를 보였으나 항공 정유 은행 등은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노벨러스의 주문 감소 경고에도 불구하고 1.4% 오른 239.58을 기록했다. 인텔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각각 1.4%, 4.7% 상승했다. 노벨러스도 1.2% 올랐고, 장 마감후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49% 상승했다. 반면 AMD는 3.8% 하락했다.
이날 기업쪽 뉴스가 모두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비용절감에 힘입어 3분기(6~8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고, 주가는 0.9% 상승했다.
그러나 리먼 브러더스는 6~8월 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들었고, 실적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0.5% 떨어졌다.
최근 실적 경고로 기술주 전반에 큰 타격을 준 EDS는 메릴린치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29% 폭락했다. 에너지 기업이 엘 파소는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기 당시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 가격을 조작했음이 드러난 이후 투자 의견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29% 폭락했다.
또한 제너럴 일렉트릭(GE)는 JP모간이 순익 전망치를 하향한 가운데 1.8% 떨어졌다. JP모간은 금융 부문인 GE캐피탈의 부진을 이유로 제시했다. 최대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CSFB 증권이 순익 전망치와 목표가를 하향 조정, 4.4% 하락했다.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전날 주문이 다소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었다.
이밖에 최대 복사기 업체인 제록스는 법무부가 최근 5년간의 회계 적정성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10% 급락했다.
한편 채권은 금리 유지 결정에 따라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증시 부진 여파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64%로 떨어졌다.엔/달러 환율은 전날 124.09엔에서 123.29엔으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97.66센트에서 98.12센트로 상승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