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블루칩 급락, 나스닥 1200 붕괴
[상보] "실적 부진의 악령은 월가를 떠나지 않았고, 9월은 역시 부진했다." 이틀간 랠리를 보였던 미국 주식시장이 27일(현지시간) 블루칩들의 잇단 실적 악화 경고로 급락세로 돌변, 상승분을 반납했다. 허리케인 이시도어 여파로 흐려진 뉴욕 월가는 이 때문에 더욱 가라 앉아 보였다.
기대 이상의 경제 지표와 블루칩의 실적 목표 달성 확약으로 이틀간 급등했던 다우 지수는 전날 필립모리스의 실적 부진 경고, SBC 커뮤니케이션의 추가 감원 발표 여파로 약세로 출발했다. 다우 지수는 7900선 안팎에 머물다 오후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마감 1시간을 남겨 두고 7700선까지 붕괴되기도 했다. 장 마감 직후 7700선이 무너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결국 295.67포인트(3.7%) 급락한 7701.45를 기록하며 간신히 7700선에 턱걸이 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상승 반전하기로 했으나 오후 낙폭을 늘리며 22.53포인트(1.84%) 떨어진 1199.08을 기록, 1200선이 무너졌다. 세계 최대 네크워킹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가 나스닥의 하락을 주도했다. S&P 500 지수는 27.59포인트(3.23%) 급락한 827.36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주간으로 모두 떨어져 5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는 한 주간 3.6% 떨어졌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2.1%, 1.8%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9월들어 10% 급락했다. 또 S&P 500 지수는 30일 하루를 남겨 두고 있지만 3분기 16% 떨어져 1987년이후 분기로는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급락세는 잇단 실적 경고로 투자자들이 매수를 꺼린데다 랠리를 지속할 만한 '실탄'이 부족한 결과였다. 지난 한 주간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73억 달러가 순유출돼 한 주 전의 46억 달러 보다 자금 유출이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4억9300만주, 나스닥 13억9900만 주 등으로 전날보다 줄어들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배 이상 많은 가운데 내린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6%, 71%에 달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항공, 제약, 네트워킹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과 AMD가 각각 3.6%, 5.4% 급락했으나 장비업체가 상승해 0.71% 떨어진 246.58을 기록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4% 상승했다.
이날은 대형 블루칩의 수난의 날이었다. 우선 다우 지수에 편입된 필립 모리스는 전날 장 마감후 올해 순익 증가율이 당초 9~11%가 아닌 3~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모리스는 주 정부가 세금을 급격하게 올린 데다 값싼 수입 담배 유입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시간외에 급락했고 이날 10.9% 떨어졌다. 또 캘리포니아 법원이 흡연으로 폐암에 걸렸다는 환자에게 85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판결한 것도 부담이 됐다. 필립모리스의 하락세는 경쟁업체인 RJ 레이놀즈, 캐롤라이나 그룹, UST 등에도 타격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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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블루칩 랠리를 촉발했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6.9% 급락,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GE의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시장 수익률'로 낮췄고, CSFB 증권은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GE는 25일 분기 실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재확인, 블루칩 상승을 이끌었었다. 그러나 GE캐피털 부문의 부진이 뒤늦게 주목을 받는 등 성장세가 예전 못지 않다는 우려가 하락을 유도했다.
미국 2위의 지역 통신사업자인 SBC 커뮤니케이션은 가입자 감소 등을 이유로 내년 초 까지 직원 1만1000명을 감원하고, 자본투자를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한 여파로 7.9% 떨어졌다. SBC는 올들어 이미 1만명을 줄인 상태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뉴욕주 법무부의 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은행서 조사 분석 업무룰 분리시키는 한편 수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1.2% 하락했다. 미국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올해 3만5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에 따라 연말 까지 수천명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재확인, 5% 떨어졌다.
또 제약업체인 라이스는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연간 이익도 주당 2.22~2.32달러로 평균 예상치 2.55~2.65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혀 18.6% 급락했다.
전날 급등했던 항공주들은 이날 부진했다. 델타 항공은 여행객 감소로 인해 승무원 1500명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도 7000명을 추가 감원키로 했다. 이들 감원 발표는 항공 업계의 부진 신호로 해석됐고, 두 회사는 각각 24.8%, 11.7% 떨어졌다.
경제지표들은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시건대 9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6.1을 기록, 전날의 87.7 보다 하락했으나 예상치인 86.0을 웃돌았다.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발표된 잠정치 1.1%를 웃도는 것이었으나 1분기의 5%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편 증시 급락에 따라 채권은 강세로 돌아섰다.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3.69%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혼조세였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2.45엔에서 122.79엔으로 상승했다. 반면 유로화는 97.74센트에서 97.93센트로 강세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런던이 오르고 파리는 떨어지는 혼조세를 보였다. 런던 증시의FTSE 100 지수는 1.47% 상승한 3907.20을 기록했다. 반면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37% 떨어진 2950.52로 마감했다. 프랑크 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27% 급락한 2891.61을 기록, 다시 3000선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