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北의 승부수, `신의주특구`

[기고]北의 승부수, `신의주특구`

박정동
2002.09.30 15:56

[기고]北의 승부수, `신의주특구`

[편집자주] 박정동 KDI 연구위원

북한은 지난 21일 '신의주 특별행정구 기본법'을 공표했다. 정치적으로는 입법, 사법, 행정권이 보장되고, 법률제도도 50년간 불변이다. 아울러 독자적인 여권발급과 구기(區旗)제정도 가능하다. 특별행정구는 독자적인 토지개발 비용관리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토지 임대기간도 2052년 12월 31일까지로 해 경제활동의 안정성도 보장된다. 이웃나라 중국이 1978년 말부터 덩샤오핑의 지휘 아래 개혁 개방정책을 실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개혁 개방의 빗장을 풀지 않았던 북한의 시나리오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파격적인 내용이다. 특히 초대 행정장관에 외국인을 임명한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돌이켜보면 북한은 1984년 9월에 이미 합영법을 제정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1년 12월에는 함경북도의 나진 선봉지구에 신의주 특별행정구와 유사한 자유경제무역지대도 설치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지금까지의 투자유치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반면 중국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같은 기간 괄목할 만한 외자유치에 성공하여 이제는 세계의 공장으로써 부동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서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이고, 더군다나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유사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나라의 외자유치 실적이 비교조차 의미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첫째, 중국이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 인민해방군의 일치된 의지 표명하에 개혁 개방정책이 이루어진 반면에 북한은 당(黨) 정(政) 군(軍) 사이에 정책 노선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졌다.

둘째, 개혁과 개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서로 분리되어 실시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우 경제특구 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개혁 정책도 동시에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경제 개혁에는 대단히 소극적이었다.

셋째, 정치 경제적인 안정을 투자 요건의 제1항목으로 여기는 기업인들로서는 북한의 정치 사회적 불안을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었다. 덩샤오핑 지도하에서 최우선 과제인 경제건설을 수행하기 위해 유화적인 대외 관계의 구축을 기조로 한 평화로운 국제환경의 확보에 주력한 중국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운명은 외자유치를 위한 제반 장애요인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당 정 군의 일치된 개혁 개방 의지의 표명, 개방과 아울러 적극적인 개혁 정책의 실시, 정치 외교적인 안정 추구등을 통해 얼마나 빨리, 그리고 확고하게 투자자들에게 북한에의 투자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느냐 하는 데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여 만약 신의주 특별행정구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가 본격화되게 되면 이 지역은 우선 북한과 중국간의 경제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북한내의 모든 지역과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즉, 북한은 신의주 특별행정구를 거점으로 해서 국내의 경제체제 개혁을 실현하고, 더 나아가 북한을 국제경제에 편입시키고 그러한 과정에서 고용확대, 외화획득, 선진기술의 습득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냉전시대의 최후지대로 남아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신의주 특별행정구는 국제사회에서의 탈고립을 위한 건곤일척의 승부수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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