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확실한 내년경제
내년 우리 경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시점이다. 기업으로써는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해야 하고 정부 역시 경제정책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년 성장률에 대해선 많은 전망기관들이 6% 이상을 점치고 있다. 내년에 대해서도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5% 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을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여건의 불확실성(Uncertainty)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대내적으로 보면 금년 말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가 어떠한 경제정책을 펼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기업이나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더 큰 변수이다. 미국경제는 물론이고 90년대 이후 세계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정보통신(IT)경기의 회복이 미약하고, 세계적인 주가하락과 수요부진에 따른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 국제금융 불안,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이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나 국제금융 위기 등 돌발변수가 극단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경우 소위 말하는 ‘세계경제의 이중침체(Double Dip)’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세계경제는 3% 대 초반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경제도 성장률은 금년보다 떨어지고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상수지는 적자로 반전되어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금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던 경기가 지난 6월 이후 꺾인 상태이다. 많은 불안요인들이 사라지지 않는 다고 하면 경기하강 추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수요부문별로 보면 금년 상반기까지 성장을 견인하였던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내년에는 다소 약화되고 이것을 설비투자와 수출이 만회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민간소비는 주가 하락, 신용카드 사용규제, 특소세 환원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내년에도 물가상승, 임금상승률 둔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약화로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도 정부가 부동산경기 억제 정책을 펴고 있고 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지난해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와 같은 활기는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설비투자는 기업들의 풍부한 여유자금과 지난해 이후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수출 역시 원화환율의 절상추세와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관건이지만 핸드폰 등 IT관련 품목과 자동차, 가전 등의 수출호조로 두 자리 수의 증가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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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과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자본재 수입 및 환율하락에 따른 소비재 수입 증가로 수출보다는 수입이 더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의 만성적인 적자기조는 경상수지 흑자유지에 부담이다.
현시점에서 내년 우리 경제의 모습은 많은 먹구름 속에 가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좋아질 요인보다는 위협요인이 더 많아 보인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의 대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몸집을 가볍게 함으로써 어느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