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먹튀 바이러스`의 해악
먹고 튀는 소위 `먹튀' 범죄가 만만치 않다.
한탕 해먹고 튀었거나 그랬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굵직한 경제범죄가 즐비하다. 최근 새로 밝혀진 것만 해도 △사채업자와 은행지점장 등이 낀 1만337개 깡통회사 설립 및 주가조작 △최소 수백억원대의 정보통신(IT) 제품을 떼어먹고 업주가 잠적한 알에프로직 사건 △옛 현대전자의 스코틀랜드 공장 매각 대금 1억달러 증발 의혹 등 그 메뉴가 화려하다.
이 외에도 수많은 주가조작 사건, 부실 기업주의 회사 돈 빼돌리리기 등은 일일이 기억하기 조차 버겁다.
깡통회사 설립은 수법뿐 아니라 그 규모에 입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2001년중 전국에서 새로 설립된 법인은 4만4420개였다. 사채업자 11명이 2001년5월부터 1년 5개월동안 자본금을 거짓으로 납입한 것처럼 조작해서 만든 껍데기만 있는 깡통회사가 무려 1만337개였다. 그런줄도 모르고 신설법인수가 몇개고, 벤처바람이 어떻고 하면서 경제가 뭔가 활력있게 돌아가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온 정부가 애처롭다.
알에프로직이라는 IT 제품 유통업체는 10여개 업체로부터 IT제품을 납품받아 이를 통채로 삼켰다. 휴지에 불과한 어음쪼가리를 납품업체에 남기고 회사는 부도를 내고, 그 기업주는 잠적했다. 물건은 이미 싼 값에 처분해 온데간데 없다. 기업주가 이 돈을 가지고 `튀었을 것'임을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현대전자의 해외 공장 매각대금이 해외에서 증발했다는 의혹은 사실규명이 좀더 이루어져야 하지만 대우 등 부실 대기업주들이 어떻게 회사돈을 해외로 빼돌렸는지 이미 우리는 알고 있는 터다.
기자는 이같은 경제범죄자들을 `먹튀 바이러스'로 지칭하고 싶다.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시스템 전체를 포기하고 새로 구축해야만 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악성 바이러스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을 그들에게 겨누고자 함이다.
경제는 각 경제주체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져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씨줄과 날줄을 엮어놓는 기본적 요소는 신용이다. 물건을 받았으면 물건 값을 내주어야 하고, 유상증자에서 주식을 받으려면 증자대금을 회사에 납입해야 하며, 회사 재산을 팔았으면 그 돈이 고스란이 회사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그런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제대로 돌아간다.
`먹튀 바이러스'들은 이같은 믿음을 물거품으로 만들면서 시스템의 고리를 곳곳에서 풀어 헤치고 있다. 신용이라는 고리가 풀어져 시스템이 작동치 않으면 우리 모두가 손해를 본다. 믿지 못하면 경제 행위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화폐경제가 물물교환 경제로 회귀할 때 겪어야 하는 고통과 비효율이 이같은 신용시스켐의 붕괴에서 똑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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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먹튀 바리러스'들은 피해 당사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을 `공공의 적'으로 보고, 그들을 끝까지 쫓고 퇴치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