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이라크전 관전포인트(12시30분)
유엔 안보리가 이라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미국은 대이라크전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공격 시점만을 저울질 하고 있다. 미국은 대량무기 확산을 막는다는 대의명분을 걸고 있지만 전쟁의 본질은 석유지배력 강화와 중동질서 재편이다.
이라크는 원유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은 1120억 배럴로 중동 최후의 원유 보고다. 석유 메이저들이 중동에 맨 처음 발을 들여 놓은 곳도 사우디가 아닌 이라크였다. 이런 이라크가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감시를 받게 됨에 따라 원유생산량이 일일 500만 배럴에서 280만 배럴로 줄었다.
만약 사담 후세인 정권이 전복되면 원유생산량은 곧바로 500만 배럴을 회복할 것이고, 미국계 석유 메이저들은 막대한 이득을 챙기게 된다. 또 사실상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지배하고 있는 사우디를 견제할 수 있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미국이 상정하고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수주 내에 이라크 대통령궁에 성조기를 꽂고 친미정부를 수립, 유가하락-달러강세-주가상승이란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는 것이다.
우리야 후세인이 권좌에서 축출되건 말건 상관할 바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라크전이 한반도에 몰고 올 경제적 파장이다. 석유를 전량 수입하고, 수출의존형 경제인 우리가 일단 주목해야 할 것은 유가와 환율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물가가 1.7% 상승하고, 무역적자가 10억 달러 느는 효과가 발생한다. 향후 유가 전망은 배럴당 100달러에서 20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현재로선 낙관론이 미세하나마 우세한 편이다. 이미 예견된 전쟁이고, 원유 수급 상황에 여유가 있으며, 걸프전 때와는 달리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생산량이 늘어 오일쇼크가 재발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특히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다면 유엔의 제재로 10년간 묶여 있던 이라크산 원유가 쏟아지면서 현재 25~30달러 선에 머물고 있는 유가가 2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엔/달러 환율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와 중동 전운의 고조로 지난 주말 120엔이 깨진데 이어 12일에도 속락, 119엔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엔/달러 환율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원/달러 환율도 11일 두달 만에 처음으로 1200원선을 내주었다. 달러 약세는 원강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수출에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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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발발하면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까지 밀릴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그러나 믿을 것은 달러밖에 없기 때문에 단기간 조정을 거치겠지만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이다. 결국 이라크전이 미국의 의도대로 단기간에 끝난다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랍권이 이라크를 지원,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전쟁 중 알 카에다 등 테러 단체가 미국 본토 또는 제3의 지역에서 제2의 9.11테러를 일으킨다면 세계경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유가 100달러, 1달러=100엔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