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타워팰리스가 좋은 이유

[광화문]타워팰리스가 좋은 이유

우원하 산업 부장
2002.12.02 13:16

[광화문]타워팰리스가 좋은 이유

헐리우드 공상과학 영화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어렴풋이나마 손에 잡을 수 있게 해 주어 언제나 흥미진진 하다.

십수년전 인기를 누린 `백 투 더 퓨처'나 그 이후 나온 `데모리션 맨', 최근의 `마이너러티 리포트'등에 나오는 미래 사회의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다. 과학과 기술이 극도로 발달해 첨단 시스템과 기계 기구가 난무하는 미래에도 빈부격차라는 그늘은 항존한다.

마이너러티 리포트의 주인공 톰 크루즈가 홍체 교환 수술을 받기위해 들어간 빈민가 아파트 모습과 범죄의 현장이 된 어느 가정집 모습은 극명한 대조다. 데모리션 맨에는 지상의 완벽한 질서와 지하의 폭력-빈곤이 역시 대조를 이룬다. 백 투 더 퓨처에서도 미래사회의 정리된 사회 이면의 빈곤과 무질서를 볼 수 있다. 미래 사회에도 부자와 빈자는 공존하며, 질서와 무질서는 같은 뿌리로서 조화(?)를 이룬다는 메시지가 암암리에 전해진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세상에 그 위용을 자랑하며 섰다.

한국 최고의 기업 삼성이 `최고'만을 선택해 지었다는 타워팰리스는 112평짜리 분양가가 34억원을 호가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에게 아득한 어지러움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다. 시공사 삼성이 `최고'의 입주민들을 선택했고, 선택의 기준이 `가진 돈만은 아니었다'는 후일담에선 놀라움과 흥미진진함이 교차했다.

잘살고는 싶지만 잘 사는 자들은 미운, 이율배반적 하향 평준화의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평소 체질로 볼 때, 초호화판`타워 팰리스'는 무사치 못했어야 했다. 사립대학 기여입학제 얘기가 나오면 `위화감을 가져온다'는, 고교 평준화를 폐지하자고 하면 `있는 집 아이만 좋은 학교 가라는 얘기냐'는 하향평준화 논리가 정연한 것이 한국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은 상당히 빗나갔다.

물론 `그들만의 배타적 네트워킹', `거대한 물신의 성전이자 남성적 가치가 봉안된 타워페니스' 등의 표현이 일부 언론과 인터넷에 소개됐다. 그 안에 산다는 한 대기업 임원은 택시기사로부터 `거기 사는 사람들은 밥을 금으로 해 먹는다죠'라는 비아냥을 듣고 `내가 열심히 벌어서 마련한 떳떳한 집'이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건 솔직히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반응이었다. 언론을 포함한 사회 전반은 타워팰리스를 지탄과 분노의 대상이 아닌 흥미와 화제의 대상으로 다루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긍정과 선망의 시각도 보인다.

어릴적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라는 격언을 배웠지만 어느새 `돈 많이 버세요'라는 새해인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회변화가 낳은 결과로 보였다.

영화 속 미래사회가 보여주는 물신주의의 폐단은 결단코 피해야한다. 그리고 약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장치는 강화해야한다. 부의 축적 수단도 당연히 합법적,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하향평준화는 그 자신의 가치 기준을 물질에 근거하는 물신주의의 또다른 변종일 뿐, 그 해법은 결코 아니다. 빌 게이츠가 가진 엄청난 부, 세계를 놀라게 하는 그의 자선과 기부행위는 그 어느 것도 하향평준화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한국사회가 결국은 자본주의적 가치와 발전을 추구한다면 비효율적인 하향평준화의 굴레와 이율배반을 벗어야 한다.

기자는 타워팰리스에 살 수 있는 처지와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타워팰리스에 대한 뜻밖의 사회적 수용현상을 보며, 우리사회가 맞이한 변화의 싹과 희망을 감지하며 일단 그를 환영한다.

앞으로 올 변화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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