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블루칩 5일째 하락
[상보] 미국 주식시장의 랠리가 멈칫하고 있다. 블루칩이 5일째 하락하며 200포인트 이상 떨어져 8주간 지속됐던 랠리가 마감할 태세다. 기업들의 잇단 실적 전망 하향과 실적 부진 경고가 부분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경제지표 호전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하락 원인은 분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차익 실현 보다는 오랜 랠리에 따른 휴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황소가 벤치에 앉아 있다고 전했다. 장마감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실적 전망을 제시하고, 다음날 금주 최대 관심을 모으고 있는 11월 실업률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랠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3년 연속 하락의 불행한 기록은 지우기 더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 증시는 5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실업수당 신청자 감소, 머크와 AMD의 실적 전망 상향 등 잇단 호재로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의 11월 판매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미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L)의 파산 가능성, 미국의 대 이라크 압박 고조 등이 불거지면서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시는 이후 오전 11시께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가 8600선까지 위협받는 등 약세를 이어갔다. 오후 낙폭을 일시 줄이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우 지수는 114.57포인트(1.31%) 하락한 8623.28로 마감, 5일째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한때 8608까지 밀려 8600선이 위협받았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4포인트(1.37%) 내린 1410.71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1.03포인트(1.2%) 떨어진 906.5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일째, S&P 500 지수는 5일째 하락이다.
이날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2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발표됐으나 블루칩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노동부는 개장전 지난달 30일까지 1주일간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1만3000명 줄어든 3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월 17일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또 전 주 1만7000명 감소에 이어 노동 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1만1000명 증가를 예상했었다. 실업수당 신청자 4주간 이동평균치는 1만500명 줄어든 37만65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또 ECB는 기준 금리를 2.75%로 0.5%포인트 낮추었다. 영란은행은 금리를 예상대로 유지했으나 스웨덴 중앙은행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ECB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리 인하에 뒤늦게 동참했으나 유동성 확대가 증시에 상승 촉매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았다. 그러나 유럽 증시가 반짝 랠리를 보인 후 대부분 하락했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져 ECB의 뒤늦은 금리 인하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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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항공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UAL의 파산이 업계 전반에는 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이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4.7% 급등했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이 8.3% 급등하고, 콘티넨탈도 4%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하드웨어, 네트워킹 등은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12% 떨어진 331.64를 기록했다. 장 마감후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인텔은 3.7% 하락했고,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높인 AMD는 오름폭을 줄여 3.8%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8% 떨어졌다.
AMD는 이날 PC프로세서 수요가 예상보다 좋고, 플래시 메모리 제품도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10~12월 분기 매출이 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6억121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10, 11월 실적 호전에 힘입어 4분기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나 가격결정력 약화로 순익 마진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 2.1% 하락했다.
소매업체들은 부진했다.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11월 동일 점포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에 간신히 부합하는 수준이었고, 주가는 2% 떨어졌다. 갭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메이백화점, 삭스 등 다른 소매업체들이 매출 감소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타깃은 1% 하락했고, 갭은 3% 떨어졌다.
최대 컴퓨터 업체인 IBM은 전날 30억 달러 규모의 연금 펀드 손실을 연내 보전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전반적인 증시 부진 여파로 0.8% 떨어졌다.
제약업체 머크는 내년 순익이 주당 3.40~3.47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3.37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머크는 핵심 제약 부문의 주당 순이익이 두자릿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크는 또 메드코 헬스 솔루션 부문의 공모에 나설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머크는 0.7% 상승했다.
반면 UAL은 미 항공안전위원회(ATSB)으로부터 18억 달러의 대출 보증이 거부되면서 급락했다 곧바로 거래가 중지됐다. UAL은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함에 따라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JP모간이 지적했다. UAL이 파산을 신청하게 되면 지난 90년 콘티넨탈 항공의 파산 이후 최대 규모다. UAL은 오후 거래가 재개됐으나 67% 폭락한 1.02달러에 마감, 하룻새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증발했다.
UAL의 파장은 다른 업체로 불똥이 튀었다.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인은 부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SG코웬의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2% 떨어졌다. 채권기관인 JP모간체이스와 뱅크 원 등도 손실이 예상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뱅크 원의 최고경영자인 재미 디몬은 전날 UAL의 성패가 신용카드 부문에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잇단 소송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회장겸 최고경영자인 잭 그린버그가 연내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2.5% 상승했다.
이밖에 게이트웨이는 최고 경영자인 테드 와이트가 12월 실적이 기대에 못미쳐 4분기 실적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 17% 급락했다. 게이트웨이는 지난 10월 4분기 손실을 주당 10~13센트로, 연간 매출은 43억~45억 달러로 예상했었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매수 자제 등으로 인해 적었다. 뉴욕증권거래소 12억3500만주, 나스닥 14억4400만주 수준이었다. 채권과 달러화는 상승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2%로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25엔 선을 넘어섰다.
유럽 증시는 ECB가 기준 금리를 2.75%로 0.5%포인트 낮춘 직후 급등했으나 오후들어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하다 막판 0.4% 떨어진 4032.4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 하락한 3158.04를 기록했다.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2.7% 하락한 3230.01로 마감했다. 유럽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FTSE 유로톱 100 지수는 1.23% 내린 2011.21을 기록, 2000선에 턱걸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