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랠리 회의론" 2주째 하락

[뉴욕마감]"랠리 회의론" 2주째 하락

정희경 특파원
2002.12.14 06:24

[뉴욕마감]"랠리 회의론" 2주째 하락

[상보] 미국 주식시장이 한 해를 거의 마감한 듯 한산한 거래 속에 2주째 하락했다. 12월이 통상 강세를 보였다는 통계 등으로 월 후반 랠리를 기대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계속되는 부진은 조정 연장이나 반등의 지연 등 10,11월 랠리에 대한 회의론의 입지를 넓혀 주고 있다.

뉴욕 증시는 13일(현지시간) 일부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생산자 물가 지수 하락, 반도체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이라크 및 북한을 중심으로 불거지는 지정학적 불안감 등이 하락을 이끌었다.

증시는 출발부터 약세였다. 오후 1시께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다시 힘을 잃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04.55포인트 (1.22%) 하락한 8433.85로 마감, 8500선이 무너졌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 부진 등으로 36.91포인트(2.64%) 급락한 1362.64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08포인트(1.34%) 내린 889.50으로 장을 마치며 900선을 잃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전주에 이어 주간으로 다시 하락했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한 주간 2.5%, 나스닥 지수는 4.2% 급락했다. 미 증시가 2주 연속 떨어진 것은 9월 27일과 10월 4일 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의 주간 하락폭은 10월 4일주 이후 최대였다.

증시 부진속에 금값은 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달러화와 채권은 하락했다. 금값은 온스당 336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99년 10월의 339달러에 근접했다. 달러화는 유로당 1.0213달러에 거래되며 2년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2.66엔에서 120.66엔으로 급락했다. 유럽연합은 이날 폴란드 10개국과 2004년 회원국 가입 조건에 합의했다.

달러화 급락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인을 억제, 증시에는 부담 요인이다. MKM의 분석가인 피터 그린은 "달러화가 하락하게 되면 국제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보유할 유인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불거지면 투자자들은 강한 달러의 원칙이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생산자 물가지수는 11월 0.4% 하락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은 가격 결정력 약화로 순익 마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생산자 물가지수의 하락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상기시켰다. 반면 기업 재고는 10월 전달보다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이 지표는 긍정적이다. 또 미시건대 1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7.0을 기록, 전달의 84.2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85.0)보다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투자 심리가 다소 가라앉아 있는 탓에 호재 보다는 악재가 주목받는 분위기였다. 북한이 핵발전소 재가동을 발표하고, 이라크가 알 카에다에 신경 가스 원료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진 지정학적 위기도 이날의 악재였다.

업종별로는 금과 천연가스 등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고, 반도체 등이 특히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7% 하락한 309.33을 기록, 300선이 위협받았다. 항공, 생명공학, 네트워킹 등도 약세였다.

반도체 주는 JP모간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데인리가 인텔과 AMD의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제시한 게 부담이 됐다. 3개 종목을 다루기 시작한 그는 PC 판매 증가세가 4%로 90년대 20%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이는 10, 11월 급등했던 기술주들의 고평가 우려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전날 상승했던 인텔과 AMD는 각각 2.4%, 4.7% 떨어졌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3.7% 내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5.1% 하락했다.

다우 케미컬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최고경영자 마이클 파커를 경질하고 윌리엄 스타로폴러스 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1% 하락했다. 정유서비스 업체인 할리버튼은 엔지니어링 및 건설 부문을 파산 보호 절차를 밟도록 하는 방식으로 석면 소송 해결에 나선 가운데 1.8% 떨어졌다.

디에고는 버거킹을 텍사스 퍼시픽 그룹과 골드만 삭스 캐피털 파트너 등에 15억 달러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4.7% 급등했다. 코카 콜라는 연간 순익 목표 달성을 재확인, 강세를 보이다 막판 부진 0.02% 떨어졌다. 정보기술 서비스업체인 EDS는 예상대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용역을 따내면서 3.8% 상승했다.

한편 거래량은 계속 부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5000만주, 나스닥에서 13억4200만 각각 거래됐다.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9%, 86% 였다. 거래량 부진과 관련해 푸르덴셜의 시장분석가인 브라이언 피스코로브스키는 투자자들이 올해를 이미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는 내주 한 주를 지내면 크리스마스 연휴 체제에 들어간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경기 부진 우려속에 보험 및 미디어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45% 하락한 3878.1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93% 내린 3076.85를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12% 떨어진 3077.06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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