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경고-달러화에 멈칫

[뉴욕마감]실적경고-달러화에 멈칫

정희경 특파원
2002.12.18 06:20

[뉴욕마감]실적경고에 하락

[상보]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뉴욕 주식시장이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이라크전 우려가 불거지고, 달러화 약세 속에 실적 부진 경고가 잇단 때문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대량살상 무기가 없다는 이라크의 선언을 회의적으로 볼 수 있는 적정한 증거들이 있다고 지적, 이라크전 가능성을 불러 냈다. 달러화는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악관의 '강한 달러' 정책 고수 확인으로 낙폭을 줄였으나 약세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맥도날드와 전자 소매업체들의 실적 부진 경고도 악재였다. 맥도날드는 상장 36년만에 분기로 첫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혀 다우 지수에 큰 부담을 주었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한 후 1시간여 후 일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하락 반전, 전날 회복한 주요선을 실지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오전 10시 30분께 8638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곧바로 8600선을 양보한 후 마감이 다가올수록 낙폭을 늘려갔다. 결국 92.01포인트(1.07%) 떨어진 8535.39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오전과 낮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8.48포인트(0.61%) 하락한 1391.85를 기록, 1400선을 잃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7.44포인트(0.82%) 내린 902.96으로 장을 마쳤다. 증시 하락에 따라 채권은 상승했다. 유가는 여전히 소폭 내려갔으나 2개월래 최고수준이었고, 금값은 한때 온스당 340달러선을 넘어서며 5년래 최고치를 보였다.

경제지표들은 아주 나쁘지 않았으나 증시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선 11월 주택착공은 전달보다 2.4% 늘어난 169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4.8% 증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 향후 건축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건축허가면적은 2.7% 감소, 주택 경기가 내년 냉각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산업 생산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0.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0.2% 증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전달 0.6% 감소 등 7월부터 지속된 위축 국면에서는 벗어났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월 당초 예상(0.2%) 보다 낮은 0.1% 올랐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CPI는 0.2% 상승했다.

증시가 하락하면서 전날 투자자들을 사로 잡았던 '산타 랠리' 가능성도 다시 조망을 받았다. 과거 12월 상승률이 그리 흥분할 수준은 아니라고 CNBC가 지적했다.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기 전인 98, 99년의 경우 12월은 좋은 달이었다. 지난 98년 12월 다우 지수는 1% 올랐으나 S&P 500 지수는 5%, 나스닥 지수는 10% 각각 급등했다. 이듬해 같은 달 다우와 S&P 500 지수는 5% 오른 반면 나스닥 지수는 2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2000년 12월 다우 지수가 4% 상승했으나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보합, 6%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대 지수 2% 올랐으나 아주 좋은 실적은 아니라고 CNBC는 강조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1주일 전 실적을 보면 2000년에는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 나스닥은 2% 떨어졌고, 다우와 S&P 500 지수는 1% 오르는데 그쳤다.

이날 업종별로는 설비, 생명공학 등이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반도체, 제약, 네트워킹 등은 약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54% 떨어진 320.64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3%, 경쟁업체인 AMD는 2.7% 각각 떨어졌다. 장 마감후 분기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8% 내렸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 데이터 퀘스트는 세계 1위의 D램업체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3.8% 포인트 상승했지만 2위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종전의 19.1%에서 17.2%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날 급등했던 장비업체의 경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4%씩 떨어졌다.

실적 부진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월마트 등의 실적 부진 경고에도 상승했던 소매주들은 이날 뒤늦게 약세로 돌아섰다. 월마트는 2% 떨어졌고, 타깃은 12월 동일점포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발표로 6.7% 하락했다.

전자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도 4분기 실적경고로 6% 떨어졌다. 베스트바이는 3분기 순익이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주당 1센트 상회했다고 발표했으나 4분기 실적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쟁업체인 서킷 시티는 10% 급락했다.

세계 최대 레스토랑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4분기 실적경고로 8% 급락했다. 맥도날드는 4분기에 구조조정 비용으로 4억3500만 달러를 비용으로 계상, 주당 5~6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31센트의 순익을 예상했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이날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재확인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수개월간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GE는 올해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 보다 7% 늘어난 1.51달러로, 내년의 경우 올해 추산치 보다 3~13% 증가한 1.55~1.70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GE는 앞서 전달 21일 고용자 재보험 부문의 자본 확충 비용을 감안해 올해 순익 전망치를 1.65달러에서 1.51달러로 하향 조정했었다. GE는 1.5% 하락했다.

이밖에 제너럴 모터스(GM)는 골드만삭스가 미 자동차 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면서 1.9% 떨어졌다.

한편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 5000만주, 나스닥 13억 1200만주 등으로 많지 않았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의 비중이 각각 69%, 60%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29.94달러로 30달러선에서 내려 왔으나 2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미 채권은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 4.14%에서 4.11%로 하락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소매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로 인해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데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89% 내린 3908.7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11% 하락한 3138.61을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2.04%떨어진 3139.97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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