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악재 속출,다우 8000 재붕괴

[뉴욕마감]악재 속출,다우 8000 재붕괴

정희경 특파원
2003.01.31 06:59

[뉴욕마감]악재 속출, 다우 8000 붕괴

[상보] 이라크 전 우려에도 이틀 째 상승했던 뉴욕 주식시장이 3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최대 복병인 이라크 사태가 전쟁 불가피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순익 악화, 경제 회복세 불투명 등 기존 악재가 부상한 결과다.

세계 최대 미디어 업체인 AOL 타임워너는 미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발표했고, 게이트 웨이와 다우케미컬 등 실적 부진 업체들이 잇따랐다. 경제성장률은 4분기 0.7%에 그치며 회복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더구나 연일 입장이 강경해 지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 시한이 수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정상들과 연쇄 회동하며 이라크 공격 지지세를 늘려 나가고 있어 이라크 전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높였다.

증시는 이틀간의 상승세, 악재는 모두 노출됐다는 안도감 등이 비관론을 억제하면서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을 늘려 나가 막판 1시간을 남기로 급락, 앞서 이틀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걸프지역에서 평화의 기운이 움트지 않는 한 증시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65.58포인트(2.04%) 하락한 7945.13으로 마감, 80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14일 이후 최저치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70포인트(2.63%) 급락한 1322.36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9.75포인트(2.28%) 하락한 844.62로 장을 마쳤다.

증시가 하락하면서 채권은 반등했다. 달러화는 3주만에 가장 큰 폭 상승했고,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럽 증시는 런던은 오르고 독일은 하락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상무부는 개장전 4분기 GDP 성장률이 소비 위축으로 인해 0.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4.0% 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나 전문가들의 하향 조정된 예상치 0.6%는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미 경제는 지난해 2.4% 성장, 경기 침체가 닥쳤던 2001년의 0.3% 보다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 1분기 성장률이 1.5%로 예상되는 등 전도는 불안한 상황이다. 이라크 전이 발발할 경우 그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별도로 노동부는 25일까지 1주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1만4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보다 큰 폭이다. 이전 주에는 1만8000명 늘어났었다.

급락은 앞서 이틀간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주도했다. 업종별로 반도체 하드웨어 인터넷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램버스를 제외한 15개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5.85% 떨어진 273.64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5.2%,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4.8% 각각 하락했다. 노벨러스 시스템즈도 5.3%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8% 내렸다. 반면 램버스는 특허 분쟁과 관련해 유리한 판결을 받은 데 힘입어 7.8% 급등했다. 연방법원은 경쟁업체인 인피니온 테크놀로지가 램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실적 부진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큰 폭 떨어졌다. 회장과 부회장이 잇단 사임한 AOL 타임워너는 전날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면서 14% 급락했다. AOL 타임워너는 4분기 AOL 부문에 대한 455억 달러의 자산 상각으로 인해 지난 한해 동안 987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이며, 자산 상각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날 투자 의견 상향조정으로 강세를 보였던 엑손 모빌은 순익이 53% 증가한 데 힘입어 상승하다 차익실현 매물 출회도 1% 떨어졌다.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장기 파업사태로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다우 종목인 월트 디즈니는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4.2% 하락했다. 디즈니는 12월까지 회계연도 1분기순익이 3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컴퓨터 관련주들도 게이트웨이가 예상보다 손실이 커졌다고 발표한 가운데 약세를 보였다. 게이트웨이는 6.5% 하락했다. 휴렛팩커드는 5.6% 떨어졌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모두 15억 주를 조금 밑돌았다. 급락세를 반영, 하락종목이 압도한 가운데 내린 종목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0%, 7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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