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1300선 방어
[상보] 미국 주식이 4일(현지시간) 금융주와 텔레콤 중심으로 하락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와 유럽 텔레콤 장비업체 알카텔의 실적 부진 경고가 관련주들의 하락세를 촉발했다.
투자자들이 5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안보리 발언에 주목하면서 채권과 금 등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것도 증시에 타격을 주었다. 파월 장관은 5일 오전 10시 30분 안보리에서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이라크 사태를 놓고 정상회담을 벌였으나 종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미국 주도의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8000선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300선이 일시 무너지는 부진을 보였다. 다우 지수는 96.81포인트(1.19%) 하락한 8013.01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7.79포인트(1.34%) 떨어진 1306.00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14포인트(1.41%) 내린 848.18로 장을 마쳤다.
채권은 반등했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전쟁 우려와 미 원유재고 감소 전망으로 상승해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3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2센트 오른 33.58달러를 기록했다. 금값도 급등했다. 금 선물 4월물은 뉴욕 시장에서 온스당 8.30 달러 오른 379.90달러에 거래되며 38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96년 10월 이후 최고치이다.
앞서 유럽 증시도 기술주 등의 부진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7% 떨어졌고, 파리의 CAC 40 지수와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각각 3.2%, 4.3% 급락했다.
뉴욕 증시는 약세로 출발한 후 개장 30여분 만에 다우 80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 지수도 11시께 1300선이 붕괴됐다. 오후들어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눈에 띄는 호재가 부상하지 않은 채 약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전 후의 시나리오는 불투명해 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위험을 피하려는 성향을 보여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경제지표들이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기업 실적도 목표치는 달성하고 있으나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적인 투자패턴도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블루칩이 이틀간 상승했으나 거래량은 12억 주에 그쳤고, 이날 14억주로 넘어섰으나 아직 평균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상무부는 12월 공장주문이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1월(-0.8%)과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공장 주문은 그러나 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재취업 기관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1월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업들의 이라크 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규 고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며, 불확실성이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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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와 네트워킹, 컴퓨터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31% 내린 269.73을 기록했다. 인텔이 1.3% 떨어졌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램버스는 각각 1.8%, 4.4%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1.2% 상승했다.
전날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사고 여파로 하락했던 록히드 마틴은 부시 행정부가 방위비를 늘리기로 한데 힘입어 4% 반등했다. 레이시온도 0.6% 올랐다.
최대 보험사인 AIG는 재산-상해보험 부문의 손실 유보금 등으로 18억 달러를 쌓기로 했다는 전날 장 마감후 발표에 6.7% 하락했다. AIG의 발표는 4분기 순익이 18억 달러 줄어 든다는 의미이자, 보험사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AIG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높이지 않고, 그 부담을 끌어안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AIG의 부진으로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가 3.2%, 지난해 씨티에서 분사한 트래블러스 보험은 3.9% 각각 하락했다.
알카텔의 경고는 텔레콤 관련 업체에 부담이 됐다. 알카텔은 1분기 매출이 25~30%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 뉴욕 시장에서 3.3% 하락했다. 경쟁업체인 에릭슨은 9% 떨어졌다. 노텔 네트웍스와 루슨트 테크놀로지도 각각 4.9%, 9.8% 하락했다. 시스코 시스템즈는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2% 떨어졌다.
이밖에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소비자 금융 부문인 GE컨슈머파이낸스가 영국 퍼스트내셔널을 8억4800만파운드(14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2.5% 하락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운영시스템 MS에 자바를 장착하는 게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에도 2.6%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