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관 아닌 "장관"이 되자
노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에 이어 새 내각이 발표됐다. 약간의 진통이 따르긴 했지만 이제 비로소 정부로서의 틀을 갖춘 셈이다.
새 정부 첫 내각에 입각하는 장관들은 그러나 가문의 영예와 기쁨을 채 누릴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보인다. 물론 장관 인선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민주적이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노대통령과 국민들은 무엇보다 그들이 상관이 아닌 진정한 ‘장관’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장관이란 관직명을 도입했지만, 중국에서의 작은 지방장관을 지칭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한다. 장관을 뜻하는 영어 호칭(Minister)도 여염의 심부름꾼을 뜻했다.
내각을 뜻하는 영어 캐비넷(cabinet)은 판잣집같은 임시가옥을 뜻하는 캐빈에서 비롯된 말이다. 아주 옛날 대신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는 ‘귀한 분’이 아니었으며, 따라서 일을 보는 집도 요즘처럼 고대광실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야 백성의 신뢰를 얻는다는 것 때문이었다. 내각을 의미하는 캐비넷에 해당되는 한문자도 각(閣:문설주) 또는 합(閤:쪽문)이다. 장관, 내각이란 어원은 이렇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복(公僕)을 뜻했다.
새 장관들이 공복이 되주길 바라는 마음 만큼이나,국민 모두가 그런 ‘장관’의 자세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최근 지식층에 속한 사람들은 이른바 ‘몇 대 과제’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문제점들을 얘기해오고 있다.
대북, 대재벌정책이 핵심 사안이다. 최근 가라앉는 듯한 실물경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경상수지가 제일 걱정이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결국 이같은 불안해소를 위해서는 긴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새 정부는 불가불 인기없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국민들도 응당 이를 수용할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특히 어려운 경제를 생각하면 경제부총리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여 볼만하다.
이제 곧 삼일절이다. 케케묵은 반일 감정이나 최근 일고 있는 반미 감정 따위로 통합을 이루려는 과거의 아이러니는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