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욕잃은 상사맨

[기자수첩]의욕잃은 상사맨

원정호 기자
2003.03.26 12:41

[기자수첩]의욕잃은 상사맨

수출 한국호가 안팎 시련에 흔들리고 있다. 이라크전쟁 발발로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수출첨병 종합상사도 위기론에 빠져있다.

당장 바이어와의 연락두절로 수출대금 회수가 늦어지거나 선적이 중단되면서 중동지역 수출기업들의 피해 신고가 갈수록 늘어나고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채산성도 악화도 걱정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수출일꾼들이 전의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와 현대종합상사의 자본 잠식 등으로 상사 무용론이 불거지면서 수출에 전념해야 할 상사맨들이 의욕을 잃고 있다.

"개발경제 과정에서 아무 혜택없이 수출드라이브를 걸다보니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박원진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최근의 위기 원인을 이렇게 짚고 회사 이익을 위해 내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출전선에서 묵묵히 일하다 하루아침에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SK글로벌 직원들의 고충은 이보다 더 심하다.

물론 기업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의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관련 챔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렇지만 상사무용론을 앞세워 수출역군들마저 매도해서는 안된다. 수출이 지난 40년동안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음은 무실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은 지난 70년 34.1%던 것이 88년에는 38.9%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54%에 달했다. 특히 부존 자원이 없어 고유가 원자재에 경제가 흔들리는 요즘 더욱 실감나는 대목이다.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지구촌 오지를 뒤지는 게 수출일꾼들과 상사맨이다. 플랜트 등 전후특수를 얻기 위해 뜨거운 사막의 한가운데를 내달릴 사람도 상사맨이다.

이들이 기가 죽어 다른 일을 찾아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의 첫 단추도 국제무역인력의 육성이다. 수출일꾼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감을 갖도록 따뜻한 관심과 아낌없는 격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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