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이틀밤샘 '흑자회사 만들기?'
수백억,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를 단 이틀만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계획이 과연 있을까요? 이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도저히 불가능하겠죠. 그런 계획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만 설사 계획대로 실행이 돼 흑자를 내도 문제입니다. 이는 바꿔 생각해 보면 그동안 방만한 경영을 해 왔다는 걸 역으로 증명하는 셈이 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 신용카드사의 기획부는 이런 계획을 짜느라 연일 밤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금감원이 발표한 카드대책과 관련된 후속 계획을 만드느라 말입니다. 지난 25일 금감원에서 1차 회의가 있었고, 28일까지 흑자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 카드사들의 문제가 한시바삐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회사를 남은 연말까지 흑자로 돌리는 일이 가능한 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불가능하다는 걸뻔히 알면서 해야 한다면 결국 눈속임이나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겠죠.
게다가 제출한 계획안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는 벌칙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명시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겠죠. 물론 정부 입장에서도 규제를 완화해 주면서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단기간에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구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불완전한 계획에 맞춰서 일을 진행한다면 어떤 문제가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힘든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한 카드사 임원이 내 뱉은 푸념이 귓가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틀 밤샘해서 회사를 흑자로 만들 방법이 나온다면 대한민국에 적자 회사는 아마 하나도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