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등 무산, 다우 8200턱걸이
[상보] "역시 전쟁 불안" 뉴욕 증시가 27일(현지시간) 이라크전 장기화 우려를 딛고 저가 매수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하다 막판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증시는 미군 장교들도 전쟁이 1개월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초반 낙폭을 늘려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8100선 마저 위협받았다.
관심을 모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상 회담 결과는 '승전 공약' 수준에 그치면서 곧바로 호재가 되지 못했다. 두 정상은 전쟁에 일정표는 없다며 전쟁 지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압할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증시는 이후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더니 오후 2시를 넘겨 일제히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상승세를 지키지는 못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28.43포인트(0.35%) 내린 8201.45로 마감, 8200선에 턱걸이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0포인트(0.23%) 하락한 1384.25를 기록했고,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44포인트(0.16%) 떨어진 868.52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 1600만주, 나스닥 14억600만주 등이었고, 두 시장의 하락종목 비중은 55%씩이었다.
채권은 증시 반등세에 상승세를 접고 보합권에 그쳤고, 달러화는 낙폭을 줄였다. 반면 국제유가는 전쟁 지연 우려에 나이지리아 인종 분쟁이 겹치면서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1.74달러(6.1%) 오른 30.37 달러를 기록, 1주일만에 3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값은 4월 인도분이 온스당 1.60 달러 하락한 328.50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의 관심은 전쟁의 지연 여부에 쏠렸다.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을 재개, 그동안 제외됐던 정보부 건물도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는 그러나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동맹군에 강력히 저항했다. 동맹군은 그동안 47명이 전사하는 등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전날 3만명을 추가파병키로 했던 동맹군은 지상 병력을 더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처음 기대했던 대로 속도전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전쟁후 첫 회담을 갖고 후세인 대통령을 반드시 축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개전 후 상당한 전과를 있었고, 동맹군이 목표를 향해 천천히 전진해 가고 있다고 전황을 진단했다. 그러나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승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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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지연은 미 경제 회복에 더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수도, 매도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경제지표는 그리 고무적이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대로 잠정치와 같은 1.4%로 확정됐다. 기업들의 세후 4.1% 늘어나면서 4분기째 증가세를 기록했다. 4분기 성장률은 3분기의 4.0% 보다 낮아진 것이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예상보다 큰 폭인 2만5000명 줄어든 4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1000명 감소를 예상했다. 주간 변동을 줄인 4주 이동평균치도 42만250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실업수당 신청자가 40만명을 여전히 웃돌아 고용시장이 아직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후반 강세를 두고 조정국면이라며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파트너 증권의 투자전략가인 피터 카딜리오는 최근 하락은 단순히 기술적인 조정이라면서, 시장은 여전히 단기전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스 홉킨스대의 조셉 퀸랜 교수는 미국인들이 전쟁이 지연되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을 우려하는 한편 미국내 안전도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소비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밀러타박의 기술적 분석가인 필 로스는 신속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전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랠리를 만들었다며, 이런 낙관이 꺾인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은 동맹군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으나 관건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라고 전제한 후, 이것이 분명해 지기 전까지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의 과매수 상태를 감안하면 악재에 민감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정유, 생명공학, 제약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항공, 반도체, 네트워킹 등은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제 지수는 종목별 명암이 갈린 가운데 1.42% 하락한 316.64를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경쟁업체인 AMD는 각각 1.7%, 0.7%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2.5% 올랐다.
항공주들은 오후들어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카 에어라인(AMR)의 조기 파산보호 신청설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AMR은 파산보호 신청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내주 이를 신청할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AMR은 17% 급락했고, 델타항공도 4.7% 내렸다. 아멕스 항공지수는3.4%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법무부 및 주정부와 맺은 합의에 대한 관련 업체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다시 심리를 받게 됐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0.9% 하락했다. 통신칩 제조업체인 브로드컴은 서버웍 부문의 책임자를 교체한다고 발표한 후,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 16% 급락했다.
최대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는 보스턴 마켓 등을 포함해 일부 제휴 브랜드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2% 상승했다. 이밖에 현투증권을 인수키로 한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0.8% 떨어진 반면 토미힐피거는 존스 어패럴의 인수설이 제기되면서 급등했다.
한편 유럽 증시도 초반 낙폭을 줄이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런던의 FTSE100 지수는 64.00포인트(1.69%) 하락한 3729.10으로 마감했다. 파리의 CAC40 지수는 64.72포인트(2.32%) 떨어진 2722.84를 기록했다. 반면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4.72포인트(0.18%) 오른 2584.05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