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증시, SARS 걸렸나?"
인체는 어렸을 때부터 크고 작은 수 많은 병을 거치면서 성장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경제와 주식시장도 크고 작은 병을 치루면서 성장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앓고 있는 병이 치료가 가능한 병인지, 아니면 불치병인지에 대한 여부이다.
한국의 경제와 시장이 당면한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문제의 노출은 곧 해결의 시발점을 의미한다. 해결의 과정은 필요악이며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단기적인 고통이다.
북한 이슈, 사회보장제도의 불안정, 국내경제의 높은 외부 의존도, 그리고 기업의 투명성 등 현재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이슈들은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시장 상황과 전개과정을 볼 때 국내기업의 경쟁력은 5년 전,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한국경제의 성장커브는 아직까지 살아 있다. 주식시장의 장기적 추세를 결정 짓는 top-line과 bottom-line 모두 다른 국가에 비해 상향 잠재력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주식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는 크게 경제의 잠재성장, 기업이익의 성장 기울기와 earnings quality, 요구수익률, 그리고 주식보유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인데 시장의 구조적 추세는 앞의 세 요소가 주도하며 마지막 요소인 주식보유 위험 프리미엄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의 변화는 시장의 변동을 유발한다.
불치병은 앞의 두 요소의 잠재력이 붕괴될 때 발생하는데 한국의 demographics와 talent pool을 고려할 때 현재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한국이 앓고 있는 병은 불치병이 아니다.
그렇다면 투자의 성패는 중기적 cycle에 기초한 기업들의 적정가치에 대한 올바른 평가에 달려있다. 단기적인 변동에 자칫 시각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의 해결 방향은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지만 대화를 통해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단은 discount 해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위축은 잉여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credit crunch로의 <구조적> 사태 악화의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SK Global을 둘러싸고 증폭되고 있는 기업 투명성에 대한 의혹은 시간이 흐르며 희석될 것이며 장기적으론 투명성 강화라는 호재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는 이라크전의 성공적인 결과에 따른 기업의 financing capacity 상승과 달러의 기축통화 입지강화를 발판으로 <일본형 붕괴>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늦어도 내년 초부터 pent-up demand에 의해 단기적으로나마 상향 반전을 보일 확률이 높다.
독자들의 PICK!
미국과 더불어 또다른 국내 수출의 엔진인 중국경제 역시 안정적인 물가를 바탕으로 구조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보일 것을 감안하면 중기 사이클에서의 국내경기에 대한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병>에 대한 국내증시의 내성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국내증시가 지금부터 빠른 속도로 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400~500대를 논하는 구조적 de-rating의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지금은 6개월 후를 바라보고 투자할 때라고 주장하고 싶다.
단기적으로 630~650대의 <안착>을 기대하며 금년 중 800~900을 향한 의미 있는 상승이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는 매매 시 <원가>, 더 나아가서 매매를 실행 할 <목표가>에 비이성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이다. "580 이하로 빠지면 570대에서 매수를 해야지"라고 일단 속으로 결정을 하면 투자자의 대부분은 시장의 변화에 상관없이 <580>이라는 숫자에 집착한다는 것이며 <580>이라는 숫자는 실제로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시장을 예로 들자. 현재 시장은 580대까지 밀리며 조정하고 있다. 만약 몇일 이후부터 시장이 상승하여 다시 600을 상회했다가 다시 한번 590대로 밀리면 이 투자자의 <580>에 대한 비이성적(?) 신뢰는 "역시 예상대로..."를 외치며 더욱 강해 질 것이다.
그런데 시장이 다시 천천히 상승을 시작하여 소리없이 620대로 올라갔다고 가정하자. 그리곤 예상 치 않던 호재로 640까지 상승했다고 치자. 이 투자자는 아마도 <580>에 대한 집착 때문에 매수 타이밍을 놓친 것일 것이며 만약 이 투자자가 매수를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700 이상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700 이상으로 갔을 때는 제법 큰 폭의 조정도 가능하며 예를 들어 650까지 하락한다면 아마 이 투자자는 손절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만약 시장이 재상승한다면? 더 이상의 예는 필요 없을 듯 싶다.
한번 오류를 범하면 그 오류로 인해 투자자의 단기적인 분별력은 흐려 질 수 있다. 다음주에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미국 기업(Dupont, McDonald, Exxon Mobil 등)들은 필자의 분석에 의하면 upside surprise 후보 기업들이며 국제적으로 SARS가 (파동을 야기시킬수는 있지만) 중기적인 기업이익(mid cycle earnings) dynamics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600대 미만의 시장은 다시 한번 저점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을 기준으로 앞으로 수일간은 약세국면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저가매집전략을 구사할 시기이며 이를 실행 할 자신이 없다면 은행예금에 만족하며 주식투자에 대한 미련은 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6개월 후를 바라보자.